나경원, 당대표 후보 2차 TV토론서 이준석-안철수 악연 재조명, 경선 관리 의문 제기
羅 "대선 언행 굉장히 중요…安에 절제 안 된 단어 썼다" 거듭 지적
李 "사석서 '安 그렇게 하면 비읍시옷 된다' 했다…전당대회 끌어들일 일이냐" 격앙
羅 "대선 언행 굉장히 중요…安에 절제 안 된 단어 썼다" 거듭 지적
李 "사석서 '安 그렇게 하면 비읍시옷 된다' 했다…전당대회 끌어들일 일이냐" 격앙
1일 종합편성채널 MBN이 주관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토론회 '주도권 토론' 순서에서 나경원 후보는 "아침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와 제가 사이가 나쁘다는 것, 안 친하다는 것은 온 천하가 다 안다'고 말씀하셨나"라고 운을 뗐고, 이 후보는 "그렇게 말했다"고 확인했다. 이어 나 후보가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안 대표와 (양당) 합당이 어려워지겠다고, 온 천하가 안다'고 이해하면 되는 것이냐"고 묻자, 이 후보는 "정말 이해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깎아내리면서 "저는 몇번에 걸쳐서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는 안 대표의 대선주자로서의 가치를 이해하기 때문에 정말 진지하게 임할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최근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통합이 어려워진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상기 시키면서 "그동안 안 대표와 이 후보 사이에 사적인 감정을 넘어선 여러 가지 공방이 있으면서 감정의 골이 되게 깊은 것 같다"며 "그 당시 적절치 않은 단어, 절제되지 않은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인해 징계도 받으셨다"고 꼬집었다. 나 후보는 이를 대통령선거 경선 관리 공정성 문제로 넓혀 "어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탑승하지 않아도 우리의 경선 버스는 출발하겠다' 말씀하시고 안 대표와도 통합이 이렇게 어려우면 사실상 이 후보가 당대표 됐을 때 야권통합이라는 게 점점 멀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에 이 후보는 다소 격앙된 태도로 "윤 전 총장이 버스를 타고 말고가 왜 버스 운행에 중요 요인이 돼야하는지 설명을 못 하신다. 그리고 줄기차게 우리 당내 경선 후보가 될 수 있는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 여론이 있는 걸 이번 경선에 활용하고 계신다"며 "이런 식으로 '윤석열에는 호의를, 안철수에 또 호의를, 유승민에게는 적개심' 보이는 분에게 대선 경선 공정관리를 맡길 수 있겠냐. 왜 이렇게 이 토론에 사람 이름이 많이 등장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후보는 "윤 전 총장은 어쨌든 지금 지지율이 가장 높은 후보이고, 안 대표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 그의 적극적 지지가 없었다면 우리가 승리하기 어려웠다"며 "제가 유승민 후보에게 특별히 불이익을 주려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와 껄끄러워진 것이 부적절한 단어 사용에 의해 경고 징계를 받기도 하셨는데 언행은 대선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서도 적절하고 자제된 모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곧바로 주도권을 넘겨 받은 이 후보는 "나 후보께서 줄기차게 제게 '트럼프 닮았다' 이야기하면서 혐오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게 보인다. 혹시 '이준석의 혐오발언' 하나만 소개해줄 수 있냐"고 추궁했고, 나 후보는 "트럼프와 닮았다는 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중앙일보에 쓴 칼럼을 인용한 것이다. 이 후보가 20대 남자분들의 분노를 사실상 갈등으로 유발하고 증폭시킨 것으로 인기를 얻게 된 게 아니냐고 한 부분"이라고 응수했다. 즉답을 듣지 못한 이 후보는 "'혐오를 했으나 혐오발언은 없다'는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냐"고 압박했고, 나 후보는 "그동안 말씀을 험하게 한 부분을 몇가지 지적할 수는 있다"며 "안 대표가 있던 바른미래당에서 징계받은 것도 안 대표에게 매우 심한 말씀을 하셨다가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하셨다가 나중에 녹취파일이 나오면서 (당원들에 의해) 진정이 됐다. 제가 여기서 그 '욕설'을 옮길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맞받았다. 이 후보는 "질문과 전혀 관계 없는 말씀"이라며 "제가 안 대표에게 했던 발언은 '사석'에서 했던 발언이고 '안 대표가 그렇게 하면 비읍시옷(ㅂㅅ) 되는 것'이라 발언했다"고 직접 밝혔다. 이어 "안 대표가 제게 공적인 관계에서 잘못했던 것도 있다"며 "그걸 이 자리에 끌어들이는 일 자체가 전당대회에서 해야 할 얘기인지 모르겠다"고 쏘아붙였다.
한편 나 후보가 줄곧 거론하고 이 후보가 해명한 '욕설'은 지난 2019년 5월27일 바른미래당의 '안철수를 지지하는 모임 연대'가 국회에서 가진 폭로 기자회견에서 추정할 수 있다. 당시 연대는 "이 최고위원이 창당 이후 지속적인 비난에 이어 바른미래당 청년정치학교 뒷풀이에서 안철수씨에 대한 욕설을 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문제 삼은 욕설에 대해선 '캠프에 기자가 없다고 자랑을 해 안철수, 그 XX이'라고 소개했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에서도 역시 손학규계이든 유승민계이든 안철수계이든 선배 정치인들은 이준석씨의 이런 방종한 언행을 바로잡아 줬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로부터 약 5달 뒤인 10월 하순, 손학규 대표 체제에서 '당권파 대 비(非)당권파' 갈등이 치열하던 바른미래당은 윤리위 징계로 이 최고위원에 대해 "지난 3월 25일 대학생들 앞에서 (3시간 동안)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 욕설과 비방 발언을 했다"며 당협위원장·최고위원 '직위해제' 처분을 했고, 이 최고위원은 "사석에서의 발언을 녹음해서 그걸 문제삼는 것은 부당하다"며 "손 대표의 당권을 지키려는 마지막 추한 모습이라고 본다"고 반발했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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