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AI에디슨' 특허 출원
미국 AI개발자 국내 신청하자
특허청 "발명자 자연인만 인정"
서류상 보정 요구, 사실상 반려
특허출원 무효처분 가능성 높아
"국제 사회의 AI특허 논의 시급"
미국 AI개발자 국내 신청하자
특허청 "발명자 자연인만 인정"
서류상 보정 요구, 사실상 반려
특허출원 무효처분 가능성 높아
"국제 사회의 AI특허 논의 시급"
"AI(인공지능)가 에디슨과 같은 발명가가 될 수 있을까."
전 세계적으로 AI에 의한 발명을 지식재산(IP)으로 인정할 것인가를 놓고 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처음으로 AI에 의한 발명이 특허로 출원돼 과학계에 큰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AI를 발명자로 한 특허가 국내에 출원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특허법상으론 자연인만을 발명자로 인정하고 있어, 발명자를 변경하지 않으면 특허출원은 무효처분 된다. 이번 출원은 AI가 발명자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첫 특허심사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3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미국의 한 AI 개발자가 AI를 발명자로 표시한 국제특허를 국내에 출원했다.
출원인은 AI 개발자인 '테일러 스티븐 엘'로 돼 있으며, 발명자는 '다부스(DABUS)'라는 AI로 표기돼 있다.
특허청은 해당 특허출원에 대한 1차 심사를 통해 "자연인이 아닌 AI를 발명자로 적은 것은 특허법에 위배되는 만큼, 자연인으로 발명자를 수정하라"는 보정요구서를 지난달 27일 보냈다.
만약 출원인이 2개월 간의 보정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특허출원은 무효가 된다. 출원인이 무효처분에 불복할 경우,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AI의 발명품은 '프랙탈(같은 모양이 끝없이 반복되는 구조) 구조의 식품용기'와 '사람의 신경동작 패턴에 따라 깜빡이는 램프' 등 2개다. 출원인은 자신이 발명과 관련된 지식이 없고, 자신이 개발한 '다부스(AI 프로그램)'가 학습한 후 해당 특허기술을 발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허청은 AI가 발명을 직접 했는지 판단하기에 앞서 AI를 발명자로 기재한 형식상 하자를 먼저 지적하며 보정요구서를 출원인에 보냈다. 특허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특허법과 관련한 판례는 자연인만을 발명자로 인정하고 있어, 자연인이 아닌 회사, 법인, 장치 등은 발명자로 표시할 수 없다"며 "이같은 원칙은 미국, 영국, 독일 등을 포함한 모든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공통적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출원인은 앞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유럽특허청(EPO), 미국, 영국 특허청에도 AI를 발명자로 특허출원을 했고, 해당 특허청 역시 국내와 마찬가지로 발명자는 자연인만 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어 특허를 받을 수 없다고 결정했다. AI가 개발한 기술을 특허 출원한 출원인은 AI를 발명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활동하고 있는 시민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특허청은 이번 신청건에 대해 보정을 요구하며, 사실상 반려한 상황이지만, 앞으로 AI가 사람처럼 발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에 대비해 전문가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논의를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주요 국가에서, AI를 공동발명자나 단독발명자로 인정할 수 있는지, AI개발자, 소유자, 사용자 중에 누구를 권리자로 볼 지, AI 발명의 권리존속기간을 어떻게 할 지를 놓고 논쟁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특허청은 법제자문위원회를 꾸려 산학연 의견을 수렴하고,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와 선진 5개국 특허청(IP5) 회담을 통한 국제적 논의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김지수 특허청 특허심사기획국장은 "AI 기술이 진화하게 되면 언젠가는 AI를 발명자로 인정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AI 발명을 둘러싼 쟁점들에 대해 학계, 산업계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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