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제공
국내 연구진이 과전류 등에 인한 전기화재를 5배 빨리 막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센서를 개발했다. 전력소비가 많은 대규모 공장이나 시설, 전기차 등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전자파를 측정하는 비코일 방식의 전류센서 모듈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전류센서 모듈은 전자식 과전류 차단기에서 전력선에 흐르는 전류를 측정하는 장치로, 주로 열이나 자기장을 이용해 전류를 감지한다.
하지만, 특정 범위에 있는 전류는 측정하지 못하거나, 측정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회로에 전선과 센서선을 나란히 배치해 둘 사이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측정하는 방식의 전류 센서 모듈을 개발했다. 이 센서 모듈은 최대 800암페어의 높은 전류가 흘러도 유도 전류를 측정할 수 있다.
특히 열보다 전자파를 활용하기 때문에 측정 속도가 5배 빠르다. 기존에 합선시 강한 자기장을 이용하는 경우 최대 20ms(밀리세컨, 1000분의 1초)로 측정되지만, 이 센서로 만든 전자식 차단기는 최소 4ms 이내로 측정할 수 있어 신속한 전력 차단이 가능하다.
아울러, 비접촉식 방식이어서 전력 손실이 적고, 크기도 수 밀리미터(㎜) 수준으로 매우 작게 만들 수 있다. 제작비용도 적어 대량 생산에도 유리하고, 교류 전류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센서 관련 기술을 기업에 이전하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현탁 ETRI 연구전문위원은 "20년 넘는 금속-절연체 전이(MIT) 현상규명과 소재부품 등의 연구를 통해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연구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가정이나 높은 전류가 필요한 공장, 기지국 등의 전류 모니터링 시스템과 전력차단기, 직류-교류 전력변환기 등 과전류 보호에 널리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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