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7개 오픈마켓을 통해 지난달까지 3000억원에 육박하는 머지포인트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머지포인트 서비스가 개시된 2018년부터 올해까지 티몬, 위메프, 11번가 등 7개 오픈마켓의 머지포인트 판매금액은 총 2973억3525만원에 달했다.
이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외한 상품권 판매 현황만 집계한 것으로, 구체적인 판매금액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개 업체 중 가장 많은 판매액을 기록한 A업체에서는 1047억249만7000원어치가 팔렸다. 그 다음은 B업체 1046억4476만8000원, C업체 572억4901만8000원 등이다.
전재수 의원은 "오픈마켓이 판매 수수료에 급급한 나머지 업체에 대한 검증은 등한시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판매자 책임 강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는 가입자에게 대형마트,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 제휴 브랜드의 가맹점에서 20% 할인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점을 내세워 100만명에 달하는 회원을 유치했다. 머지포인트를 할인받은 금액으로 구매한 후 제휴점에서 현금 대신 쓰는 방식이다.
하지만 머지플러스는 지난달 11일 밤 당국의 전자금융업 등록 요청을 이유로 머지포인트 판매 중단 및 사용처를 축소하겠다고 기습 발표했다. 이에 이용자들의 환불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머지포인트를 판매한 이커머스 업체들이 환불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해당 앱을 탈퇴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올해 머지포인트를 판매한 티몬, 위메프, 11번가, 지마켓, 옥션, 롯데온 중 환불 조치에 나선 곳은 11번가와 위메프뿐이다. 나머지 업체들은 머지포인트 구매자가 이를 앱에 등록해 현금성 '머지머니'로 바꾼 상태에서는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판매업체인 인터파크는 2020년 9월을 끝으로 머지포인트를 판매하지 않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인터파크를 통해 구매한 소비자들은 시기상 이미 다 정상적으로 (머지포인트를) 소진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한편 머지포인트 '환불대란' 사태에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6일 뒤늦게 대책회의를 열고, 정부에 등록하지 않고 영업하는 업체가 없는지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등록된 선불업자에 대해 이용자 자금 보호 가이드라인 준수 실태도 재점검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금감원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강제수사에 착수한 상태며,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 머지플러스 본사 등 5곳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 등 3명은 출국금지 됐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오픈마켓별 머지포인트 판매현황(구독서비스가 아닌 상품권 판매현황). 자료: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