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는 지난달 28일 온라인으로 열린 '커넥트 2021'에서 "메타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사람을 연결하는데 중점을 둔 회사"라며 새로운 사명 메타와 무한대를 뜻하는 수학 기호(∞) 모양의 로고를 공개했다.
메타는 최근 세계 각국 기업들이 성장성에 집중하며 투자하고 있는 메타버스와 관련이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D(3차원) 가상과 현실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세계를 말한다. 이번 사명 변경은 메타버스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저커버그는 "다른 기술 기업들이 기술의 활용에 주력한다면 메타는 사람 사이의 소통을 위한 기반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며 "메타버스가 세상을 연결하는데 발휘할 강력한 영향력을 확신하고 새로운 로드맵을 통해 메타버스를 일상화함으로써 사람들이 친구·가족과 소통하고 각자가 원하는 커뮤니티를 만나고 비즈니스가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페이스북은 지난 2014년 VR 헤드셋 제조 기업인 오큘러스VR을 23억 달러(약 2조6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관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메타버스 사업 육성을 목표로 전담 AR·VR 연구 부서 '페이스북리얼리티랩(FRL)'을 신설하기도 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회사의 핵심 애플리케이션(앱)은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고 메타 아래로 들어간다. 다만 지주회사 체제는 아니다. 또 다른 빅테크 기업 구글이 지주회사 '알파벳'을 만들며 지배구조를 개편한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페이스북의 사명 변경을 두고 위기 탈출용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사명 변경이 최근 증오 발언과 허위 정보, 극단주의적 사상을 유포하고 10대들의 정신건강에 해를 끼쳤다는 내부 고발자의 폭로로 회사가 위기에 내몰린 상황에서 나온 조치이기 때문이다. 이에 페이스북이 이번 사명 변경으로 기업 이미지를 탈바꿈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한편 일각에서는 메타라는 사명에 조롱도 나온다. 미국 CNN 등 외신은 메타가 히브리어로 '죽은'(dead)이란 단어와 발음이 비슷하다며 이스라엘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조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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