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LUENCER] 키가 아이만해서 아이키, 댄스계 뒤흔든 작은거인

입력: 2021-11-08 19:36 박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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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월드오브 댄스'서 팀 '올레디'로 4위
'환불 원정대' 안무 맡으며 유명세 떨쳐
'스우파'서 따뜻한 리더십 보이며 인기
라틴·스트릿댄스 접목한 춤실력 독보적
9살 딸 둔 엄마이자 아내로 매력 증폭

[THE INFLUENCER] 키가 아이만해서 아이키, 댄스계 뒤흔든 작은거인

라틴과 스트릿 댄스를 퓨전한 그녀의 춤의 진가를 먼저 알아봐 준 곳은 해외였다. 미국 NBC의 유명 댄스 오디션 프로그램 '월드 오브 댄스'의 시즌 3을 준비하던 제작팀은 그녀가 속한 여성 댄스 듀오팀 '올레디(All Ready)'를 직접 섭외했다. 세계적인 가수 제니퍼 로페즈의 극찬과 함께 4위라는 높은 성적을 올렸고, 미국에서 명성을 얻어 돌아온 그녀는 서서히 국내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숏폼 영상 플랫폼인 틱톡에 올린 댄스 영상들이 큰 호응을 얻으며 인기 틱톡커의 명함을 달게 됐고,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환불원정대의 '돈 터치 미' 안무가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최근 큰 화제성 속에 막을 내린 Mnet 댄스 경연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크루 훅(HOOK)의 리더로 출연해 맹활약한 그녀는 이제 누구나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유명 댄서가 됐다.

빨간 머리가 트레이드마크인 그녀의 이름은 '아이키'(본명 강혜인). 키가 어린아이만큼 작다고 해서 아이키라는 예명을 가지게 된 그녀는 이제 댄스계의 '작은 거인'으로 우뚝 섰다. 키워드 검색량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의 권기웅·나영균 대표는 "'아이키'를 키워드로 하는 PC·모바일 검색량이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월평균 3만 건 정도를 유지했으나, 아이키가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고정 출연하기 시작한 8월 이후 검색량이 급증하기 시작해 지난달의 경우 약 90만 건을 기록했다"라며 "연령별 검색 비율을 살펴보면, 2030 세대가 7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10대 청소년과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관심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라고 전했다.

SNS계에서는 '슈퍼스타'로 불리기도 한다. K-Culture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아이키는 현재 틱톡 팔로워 110만 명, 인스타그램 팔로워 83만 명, 유튜브 구독자 37만 명을 거느리고 있다. 틱톡커로서 그녀는 국내 팔로워 순위에서 최상위권인 350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충성도 높은 구독자들을 보유하고 있어 게시물 조회 수 대비 '좋아요' 수, 댓글 수, 공유 수가 모두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가장 늦게 뛰어든 유튜브도 국내 모든 채널 중 상위 1%에 해당하는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상당 평균 조회 수가 구독자 수의 약 3배에 달해 구독자 수가 비슷한 타 채널과 비교하면 독보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아이키는 어떠한 매력으로 댄스계와 SNS계를 모두 평정하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무엇보다 가장 큰 인기 비결로 독보적이고 개성 넘치는 그녀의 댄스 실력을 꼽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진지하고 열정적인 태도로 춤을 대하지만 때론 반전 가득한 재미를 주는 B급 감성 춤도 선보여, 그 '갭 차이'에서 큰 매력을 느끼는 이들도 많다. 특히 SNS상에서 선보이는 독창적이고 유쾌한 30초 내외의 숏폼 댄스 영상들은 마치 '춤의 고수가 춤을 가지고 노는 듯한 모습'으로 보인다는 평을 받곤 한다. 영상마다 "정말 맛깔나게 춘다", "'아이키'라는 춤 장르를 탄생시킨 느낌", "고수의 경지야 이미 넘어섰고 이젠 춤에 해학과 풍자까지 담는 듯" 등 그녀의 실력에 감탄하는 댓글이 달려 있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는 "동안인 귀여운 얼굴과 작은 체구에서 나오리라 상상하기 힘든 걸크러쉬 매력"을 또 다른 인기 비결로 꼽는다. 160cm가 채 되지 않는 작은 키에 아담한 몸집, 20대로 보이는 외모를 가진 30대의 그녀에게는 '귀엽다', '사랑스럽다'라는 수식어뿐 아니라 '멋지다', '강하다'는 수식어가 함께 붙는다. 그녀가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 크루 훅의 리더로서 보여준, 따뜻하지만 카리스마 있는 통솔력에서, SNS상에서 선보인 2PM의 '우리집' 커버 댄스 등 멋짐이 폭발하는 반전 댄스 시리즈 영상에서 특히 그녀의 걸크러쉬 매력이 한껏 드러난다. 남성 팬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여성 팬을 거느리고 있는 그녀는 "언니보고 심쿵했어요", "언니한테서 헤어나오지 못하겠어요" 등 여성 팬들의 고백 아닌 고백을 종종 받곤 한다.

9살짜리 딸을 둔 엄마이자 아내인 그녀는 '경단녀'로서의 절망과 좌절을 극복하고 결국 자신의 꿈을 이뤄낸 '성공의 상징'이기도 하다.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라틴 댄스를 접하면서 춤의 세계에 빠져든 그녀는 댄서로서 한창 경력을 쌓기 시작하던 20대 중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공백기를 가져야만 했다. 하지만 멋지게 복귀에 성공했고, 댄서로서나 크리에이터로서 다소 늦은 나이라고도 할 수 있는 30대의 나이에 모두에게 인정받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그녀의 이러한 성공 신화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깨달음을 주며 그녀의 매력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댄서이자 크리에이터, 엄마이자 아내. 아이키라는 이름 아래 다양한 '부캐'를 가진 그녀가 앞으로도 지금처럼 모든 역할에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를, 그녀의 유쾌하고 멋진 미래를 응원해본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