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의회서 "종로·청계천 보며 분노…반드시 계획 새로 세울 것"
"10년간 방치한 도시행정 말문이 막혀"…세운재정비지구 보면 피 토하고 싶은 심정
"TBS 사장 만나 인위적으로 진행자 교체하지 않도록 부탁할 것"
"10년간 방치한 도시행정 말문이 막혀"…세운재정비지구 보면 피 토하고 싶은 심정
"TBS 사장 만나 인위적으로 진행자 교체하지 않도록 부탁할 것"
오 시장은 18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 답변에서 "8월 초쯤 세운상가 위에 올라가서 종로2가와 청계천을 보면서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며 "저렇게 10년간 방치될 수밖에 없었던 도시행정을 한 서울시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말문이 막혔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세운재정비촉진지구를 보면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박원순식 도시재생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민이 동의하는 형태로 종로, 청계천, 을지로, 퇴계로의 미래를 향한 계획을 내년 상반기까지 다시 세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특히 세운상가 일대에 조성 중인 공중 보행로를 두고 "도시 발전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대못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계획을 다시 세워도 10년 전 계획이 다시 완성되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돼 피눈물을 흘린 것"이라고 했다. 1000억원 규모의 공중 보행로 공사가 이미 70% 이상 진행된 상황이라 차마 중단시키지 못했다는 게 오 시장의 설명이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는 오세훈 시장과 박원순 전 시장의 정책 방향이 충돌했던 대표적인 사업지였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 재임 당시인 2006년 세운상가 일대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한 데 이어 2009년 세운상가군을 철거하고, 주변 8개 구역 통합개발을 골자로 한 재정비촉진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하자 2014년 철거 계획을 취소하고, 도시재생 중심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듬해에는 세운상가와 청계상가 간 공중 보행교를 조성하는 계획을 발표, 오세훈 시장이 그렸던 청사진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재정비를 추진했다.
오 시장은 "10년 정도 내 계획대로만 꾸준히 시행했다면 서울 도심 모습은 상전벽해 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박 전 시장 당시 초대 서울시 총괄건축가를 맡았던 승효상 전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에 대해선 "그분이 지나치게 보존 중심의 이상주의적인 건축관과 도시관을 가지고 도시계획에 큰 영향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오 시장은 민간에 위탁했던 사회주택 사업을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주택은 SH의 주요 사업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SH가 그간 도시 개발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공공주택에 재원을 쏟는 형태로 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시장의 역점 사업이었던 태양광 보급 사업에 대해선 "이상과 뜻은 창대했으나 결과는 참혹하고 참담하다"고 평가했다.
오 시장은 TBS(교통방송) 예산 삭감과 관련해 경만선 민주당 시의원이 TBS 라디오 '뉴스공장'과 진행자 김어준 씨를 하차시키고 싶은 것이라고 주장하자, "다음 주 이강택 사장이 면담을 신청해서 보기로 돼 있는데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 인위적으로 프로그램 진행자를 교체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경만선 의원이 "그런 발언을 하면 (편성권 침해로) 방송법 위반"이라고 지적하자 오 시장은 "그건 오해"라고 반박했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