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1997년 구축한 1.3㎞ 구간
후속 연구개발 중단으로 수요없어
후속 연구개발 중단으로 수요없어
기계연은 1989년 자기부상열차를 개발하기 시작해 1997년 연구소 내에 시험 선로를 완성하고, 이듬해인 1998년 중저속 자기부상열차 'UTM-01'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2006년까지 시험 선로에서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성능 검증·개선을 통해 실용화 모델인 'UTM-02'를 개발, 실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자기부상열차는 레일 밑의 전자석과 레일이 서로 붙으려는 힘에 의해 차량이 뜨는 원리로 움직인다. 차량이 선로와 접촉하지 않고 운행하기 때문에 일반 열차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현저히 적고, 탈선이나 전복 위험이 없어 안전하다. 이 때문에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면서 경제적인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모빌리티 산업에서 주목받았다.
실용화 개발 이후 정부도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자기부상열차 실용화에 성공한 나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0년 간 총 4149억원을 투입해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실용화사업'에 착수했다. 이 사업은 시속 110㎞급 무인운전 자기부상시스템 열차 개발과 시험운행을 위한 6.1㎞ 시범 노선 건설을 목표로 추진됐다.
이 과정에서 기계연이 개발한 UTM-02 모델은 2008년 대전에 위치한 국립중앙과학관과 대전 엑스포과학공원(995m) 구간에 개통된 이후 과학도시 대전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기도 했다.
하지만, 자기부상열차는 더 이상 실용화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인천공항역에서 6.1㎞ 구간을 시범 운행하는 자기부상열차 '에코비'가 잦은 고장과 멈춤 등의 문제를 일으키면서 안전성과 유지비 가중을 이유로 운행에 차질이 빚어져 승객이 급격히 감소했다. 여기에 2014년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 모델로 자기부상열차를 우선 검토했다가 막판에 트램으로 변경함에 따라 관심이 식으면서 실용화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에는 국립중앙과학관 역시 탑승객 감소와 유지보수 비용 증가 등의 이유로 인해 자기부상열차 운행노선을 철거하면서 대전에서 자기부상열차를 아예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기계연 관계자는 "1989년 정부 지원으로 개발을 시작한 자기부상열차는 영욕의 역사를 거치면서 지금에는 하이퍼루프 등과 같은 혁신적인 모빌리티 기술과의 경쟁에서 밀려 실용화 확산 문턱에서 멈춰서야 했다"며 "기계연을 대표하는 자기부상열차 시험 노선 역시 이 같은 대내외적 기술·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철거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했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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