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생전 음성으로 듣는 법정스님 법문](http://contents.dt.co.kr/images/202202/2022022402102369061001[1].jpg "[논설실의 서가] 생전 음성으로 듣는 법정스님 법문")
법정 스님 108법문 (상)
커뮤니케이션북스 오디오북스 발행
'무소유'의 참 뜻을 설파했던 법정 스님은 생전에 귀감이 됐던 큰 인물이었다. 지금은 떠나시고 없지만 그의 귀중한 말씀은 언제든지 다시 듣고 싶다. 그런 법정 스님이 남기신 법문 36편을 골라 담은 오디오북이 출시됐다. 법정 스님의 법문을 글자로 옮긴 책은 여러 권이지만 스님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오디오북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정 스님의 맏상좌인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 이사장 덕조 스님이 법정 스님을 그리워하는 많은 이들을 위해 그동안 보관하던 법정 스님의 법문 자료를 공개한 덕분에 오디오북이 나올 수 있었다. 이 자료는 세간에 돌아다니는 법정 스님의 법문 동영상과는 차원이 다르다. 나눔, 맑은 가난, 환경 등에 관한 법문은 명쾌하고 소박하며 다정하다.
특히 법정 스님의 살아 있는 목소리를 담은 오디오북이라 더 관심이 간다. 다른 사람이 대신 읽거나 스님의 목소리를 흉내 낸 AI 음성이 아닌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스님이 여러 곳에서 하신 음성을 담은 것이다 보니 스님을 바로 앞에서 뵙는 듯한 법문이 있는가 하면, 녹화나 녹음 상태가 좋지 않아 법당 맨 끝자리에서 듣는 듯한 법문도 있다. 그렇지만 음질을 좋게 하기 위해 무리하게 현장 소음을 삭제하거나 스님의 음성을 변조하지 않았다. 따라서 스님의 법문 강론 현장 바로 그곳에서 듣는 듯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스님이 생전 즐겨 들으시던 카잘스 연주의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한 자락과 스님이 '생동하는 소리'라 일컬으신 새 소리를 법문 앞에 붙여 오디오북의 품격을 더했다. 글로는 느낄 수 없었던 법정 스님 고유의 분위기까지 고스란히 담아낸 것이다.
법정 스님이 열반하신 지 올해로 12년, 법정 스님의 말씀이 스님의 생전 목소리를 통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한 송이 연꽃이 다시 핀 느낌이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법정 스님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오디오북 출시는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스님의 목소리로 듣는 '깨우침의 말씀'이 하루하루를 살아 나갈 힘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오디오북의 전체 러닝타임은 20시간 49분 47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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