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윤미향·박덕흠·이상직 국회 윤리위 제명처리 즉각 협력하라"고 적었다. 야당이 협조를 해주지 않기 때문에 제명 처리에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맞불을 놨다. 김 의원은 "더불당(민주당) 172석도 압살하는 윤미향님"이라고 비꼰 뒤 해시태그(#)로 "공수처법, 선거법, 임대차3법 처리할 때는 야당이 동의했느냐"고 지적했다. 거대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단독으로 제명안을 처리할 수 있음에도 야당 탓을 한다는 의미다.
앞서 윤미향·박덕흠·이상직의 징계안은 1년 이상 계류되다가 지난해 11월 국회 윤리특위에 상정, 심사소위원회에 회부했다. 국회의원 제명안은 윤리특위 소위 및 전체회의에 의결된 뒤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으로부터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이 때문에 제명안이 처리되려면 민주당 현재 의석수(169석)에 정의당, 열린민주당,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표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의 표도 필요하다.
그러나 2월 임시국회 회기 동안 소위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아 제명안 논의에 진척이 없었다. '제 식구 봐주기'가 아니냐는 질타가 이어지자, 민주당은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처리에 나섰다. 이에 국민의힘은 처리 시점을 문제 삼으며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비난하고 있다.
송 대표는 지난달 27일 "(윤리특위에서) 일단 소위원회를 두 개로 나눠서 빨리 되도록 독려하고 있다"면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진표 의원에게 왜 일정을 그렇게 늦추냐, 지지부진하냐고 강력히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당도 비협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이) 마음껏 소위 의회를 주물러 왔는데 진작에 처리에 나섰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진정성 문제에 대해서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시민단체의 공금유용을 막을 수 있는 '윤미향 방지법'을 추진하겠다며 민주당의 책임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제명안을 처리할 수 있지만 대장동 특검부터 받으라고 요구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생뚱맞게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아니냐"며 "처리하면 되는 것을 왜 갑자기 그것을 끄집어 내는 지 모르겠다"고 힐난했다. 이어 "정치를 쇄신하려면 특검법부터 받아야 한다"고 부연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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