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호 기본소득당 대선후보가 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사퇴는 예견된 일이었다"면서 "영리한 선택일지는 모르나 대의는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이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 후보 간의 야권단일화 발표 이후 입장문을 내고 "(안 후보가) 정치 10년 동안 빈껍데기 뿐인 새정치를 말하다 이번에는 그것마저도 집어던지고 반문 정권교체를 출마명분으로 내세웠으니, 윤 후보에게 투항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본인의 완주로 정권교체에 실패하는 경우 책임을 피할 수 없을 테니, 지분이라도 챙기면서 철수하는 게 현명하다고 판단한 모양"이라고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오 후보는 이어 "국민들 앞에서 단일화는 없다고 단언했던 모습, 다당제 개혁의 포부를 밝혔던 모습, 정권교체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더 나은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던 모습에서 언뜻 희망을 봤던 국민들을 배신했다"면서 "이렇게 내용 없이 낙엽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는 정치 때문에 3지대가 바로 설 수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현실적 당선가능성이 없는 3후보에게 표를 주는 분들은 정치적 효능을 포기해서라도 낡은 양당 정치에 경고장을 날리고 새로운 정치에 힘을 실어주고 싶은 열망이 있는 분들"이라며 "그런데 이렇게 표를 받고도 잠깐의 어려움도 버티지 못해 정치판에서 도망가거나 좌고우면하면서 지분장사를 하다 결국 양당정치에 투항하는데 어떻게 국민들이 믿음을 갖겠느냐"고 따졌다. 그는 "선거제도만이 양당제를 고착시키는 게 아니라 비전과 대안 없이 정치인 개인의 명성에만 의지하는 '가짜 3지대' 정치도 저 낡은 양당제의 일부"라며 "정치개혁도 통합정부도 이루고 싶은 세상이 있어야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다당제를 한다 하더라도 변화된 세상을 이해하고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할 세력이 있어야 유의미하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오준호와 기본소득당은 '기본소득 대한민국'이라는 꿈이 있기에 포기하지 않는다"며 "과거로의 퇴행도, 현재로의 안주도, 낡은 이상에의 집착도 아닌, 모두에게 경제적 안전을 보장하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회를 향한 포부에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