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인상으로만 인식해" 비판
'임금 근로자' 기준 통계 앞세워 "소득 격차 줄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0일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왜 실패했다고 낙인찍느냐"며 "코로나 시대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소득주도성장을 '최저임금 인상'으로만 인식해 "소득주도성장은 최저임금 과속 인상으로 인해 고용 대란과 소득 참사를 낳고 실패로 끝났다"는 주장이 나왔다는 것이다.
박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라는 제목의 SNS 글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이 기존 추세와 확연하게 달라졌고 △근로시간의 단축 △상용직 근로자 수와 △노동소득 분배율이 2020년 역대 최고의 성과들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소득주도성장은 가계소득을 올리고, 사회안전망과 복지를 확대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 중장기적인 성장을 유도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소득주도 성장은)우리나라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한 담대한 정책 비전으로 기획된 것"이라며 "우리가 과거에 가보지 않았던 새로운 길"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노동소득분배율은 2017년 62.0%에서 2018년 63.5%, 2019년 65.5%, 2020년 67.5%로 계속 높아졌고, 2020년의 67.5%는 한국은행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라고 말했고, 노동시장 격차축소와 관련해서는 △저임금근로자 비중이 2017년 22.3%에서 2020년 16.0% 이하로 떨어졌고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 역시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임금비율로 측정한 결과 완화되는 모습을 나타냈으며 △고용률 역시 코로나 이전까지 청년고용률이 꾸준하게 증가했고 코로나 이후에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고용보험 가입률 역시 꾸준히 증가했는데 코로나 이후 비정규직 가입률이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박 수석은 덧붙였다.
박 수석은 소득주도성장을 두고 일부 정치권과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을 중심으로 '족보도 없는 정책' '검증되지 않은 정책 실험'이라는 비판이 일었지만,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용어는 UNCTAD와 ILO에서 주창한 '임금주도성장'(wage-led growth)과, OECD와 IMF에서 주창한 '포용성장'(inclusive growth) 개념을 바탕으로 자영업자 비중이 크고 경제구조의 이중성이 강한 한국의 현실을 감안하여 '소득주도성장'으로 확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임금 근로자'를 기준으로 하면서 오히려 급격한 최저인상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은 통계에서 반영되지 못했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이 지난해 12월 29일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한 '우리 국민의 식생활 현황'을 보면 최근 5년간 식생활 추이, 성별이나 연령별 현황, 관련 요인에 대한 심층 분석 결과 식품안정성과 건강식생활실천 지표는 악화됐고, 동시에 소득수준 상·하위 격차가 커졌다. 가구원 모두 원하는 만큼 충분한 음식을 섭취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식품안정성 확보 가구 분율' 또한 2016년 95.8%에서 2018년 96.9%로 늘었으나 2020년 다시 96.3%로 감소해 충분한 식사를 하지 못한 가구가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임재섭기자 yj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