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회부의장 "'北 가장 두려워한 안보수장' 김관진…만나서 고견 들었다"
金 "광화문 청사 긴급대피 곤란…국방부 청사마다 벙커 있고 중요한 전략적 위치"
"軍지휘체계 고려"도…尹에 '한미연합전력 복원 등 대북억지력 확보' 당부
金 "광화문 청사 긴급대피 곤란…국방부 청사마다 벙커 있고 중요한 전략적 위치"
"軍지휘체계 고려"도…尹에 '한미연합전력 복원 등 대북억지력 확보' 당부
친윤(親윤석열) 중진의 국민의힘 소속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이날 윤 당선인의 탈(脫)청와대-용산 대통령실 조성 계획 발표 기자회견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지난 16일 김관진 전 실장을 만나 새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고견을 청취했다"며 "김 전 실장이 국방부 청사로의 이전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역대 대통령들이 '청와대 탈출'을 공약했던 만큼,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란이 없었으면 한다"고도 했다.
정 부의장은 "육사 28기인 김 전 실장은 박근혜·이명박 정부에서 3년6개월간 국방장관을, 박근혜 정부에서 3년간 안보실장으로 일했다"며 "김 전 실장은 재임 때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국방장관' '국민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안보 수장'이라는 세평을 얻었다"고 먼저 소개했다.
그는 회동 당시 논의에 대해서는 "그 자리에서 김 전 실장에게 뜨거운 논란인 청와대 이전 적지(適地)에 대해 물었다. 김 전 실장의 의견을 보고서에 담아, 윤 당선인 측에 전달했다"며 "청와대 이전에 대한 김 전 실장의 워딩을 보고서에 적힌 그대로 전한다"고 밝혔다.
전언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의 용산 이전에 대해 "정부 종합청사나 외교부 청사로 이전하면 대통령의 전시 지휘, 긴급 대피가 문제다. 그곳에는 지하 벙커가 없다"며 "용산의 국방부 청사 건물마다 지하 벙커가 있다"고 적절한 대안이라고 인정했다.
또 "용산이 중요한 전략적 위치이기 때문에 청나라 군대, 일본 군대, 미군이 주둔했다.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실을 옮기고, 국방부 관련 시설을 조정하면 될 듯하다"며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이 국방장관 공관의 2배 크기다. 대통령 관저는 그곳으로 옮기면 된다"고 조언했다.
윤 당선인 측은 앞서 이날 윤 당선인의 기자회견에서 한남동 소재 복수의 정부기관장 공관 중 사용 빈도가 적은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임시 대통령 관저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터다. 용산 주한미군기지 반환 부지에 새 관저를 신축할 가능성도 열어둔 상황이다.
정 부의장은 "(김 전 실장은) 그날 길게 설명을 하셨는데 보고서에 간단히 축약한 것"이라며 "김 전 실장은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직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국군통수권자'라고 했다.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할 때 첫 번째 고려는 '군 지휘체계'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용산 부지를 두고 '청나라의 위안스카이 군대, 일본 제국주의의 군대, 미군이 주둔했던 치욕의 땅'이라는 주장을 내놓은 데 대해 김 전 실장은 "그 곳이 그만큼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는 이야기이고, 그래서 우리 국방부가 위치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정 부의장은 김 전 실장의 조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으로 "대북 군사 억지력을 굳건하게 확보하는 것이 평화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겸 조선노동당 총비서)에게 고개 숙이고 눈치보는 것을 평화라고 하는 세력들이 있다.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안보 과제는 한·미연합전력체계를 신속하게 복원하는 일"이라는 언급을 꼽았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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