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인사혁신처가 공개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재산공개 대상자 고지 거부율은 36.7%다. 공개대상자 1978명 가운데 725명이 부모나 자녀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재산공개대상자의 고지거부율은 최근 3년간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20년 29.9%로 고지거부율이 30% 미만이었지만, 지난해 34.2%까지 올랐다. 대부분 독립 생계, 타인부양을 고지 거부 이유로 내세웠지만, 가족 명의의 부동산 투기 등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공직자 재산공개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독립 생계 유지라는 이유로 장남과 자녀 손자의 재산을 고지 거부했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도 같은 이유로 자녀의 재산을 고지 거부했다. 이호승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은 부친의 재산을 고지 거부했고, 이승복 대통령비서실 교육비서관도 타인 부양을 이유로 부모 재산을 고지 거부했다.
이밖에 조한규 방송통신위원회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김명중 한국교육방송공사 사장, 이상철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등 공직자들이 자녀 재산을 고지 거부했다.
해마다 공직자들의 재산 고지 거부율이 높아지면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에 고지거부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민의 명령은 공직자에 더 엄격하고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을 가지라는 것"이라며 재산신고 대상자 확대와 고지거부 조항 삭제 등의 내용이 포함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연원정 인사혁신처 윤리복무국장은 "고지거부 제도는 해마다 쟁점이 있었다"면서도 "고지거부 제도 자체가 과잉금지원칙이라든지, 프라이버시 보호 등의 측면에서 유지돼야 한다는 반론도 있어, 조화로운 절충점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 국장은 "고지거부 제도 개선을 계속 고민할 것"이라면서 "고위공직자 재산을 등록하는 해외 다른 나라의 경우를 볼 때도 공개 대상을 본인이나 배우자, 미성년 자녀 정도로 한정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입법 예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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