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C에서 정당 대변인
다시 정치학 박사로 변신
"슬기롭게 난관 극복했으면"
다시 정치학 박사로 변신
"슬기롭게 난관 극복했으면"
올해 2월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연주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대변인이 그 주인공이다. 김 대변인에게 2022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3·9대선에서 자신이 몸담은 국민의힘이 승리하는 성과를 얻었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오랜 공부 끝에 박사 논문을 마무리하고 학위까지 얻었다. 김 대변인은 원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으로서 지난해 연말까지가 임기였지만 대선이 워낙 박빙으로 흐르면서 임기가 대선까지로 연장됐다. 대선이 끝난 뒤로도 취임준비위에 발탁돼 대변인으로서 윤 당선인의 취임을 돕고 있다. 김 대변인은 "치열한 선거판 한가운데서 박사학위 논문을 연구하고 준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면서 "그 어느 때보다 시간은 부족하고 몸은 축나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반대로 그 어느 때보다 보람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소회를 전했다.
김 대변인은 "학위 논문이라는 게 단기간에 쓸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일찍 준비를 하기는 했지만 항상 일은 한 번에 터진다는 말처럼 계획에 없던 국민의힘 대변인단에 합류하게 됐고, 또 대변인단으로 합류한 뒤 '나는 국대(국민의힘 대변인)다'라는 책까지 출판했다"면서 "논문 마무리 단계에 시간투자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제정치학을 전공한 김 대변인은 지난 2019년 한양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지난 2월 '일본의 방위 정책 변환에 관한 연구:전수방위(專守防衛)로부터의 탈피를 중심으로' 논문으로 정치학 박사학위까지 따냈다. 김 대변인은 "2017년부터 정치학 공부를 시작했다. 원래 고등학생 시절부터 언론계통 공부를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고민 끝에 언론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분야인 정치학을 선택하게 됐다"면서 "처음에는 하도 오랜만에 하는 공부인데다 컴맹세대라서 문서작성도 겨우 하는 실력으로 힘들게 공부를 시작했다. 지도교수인 김경민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전문 분야인 국제정치 계통의 강의를 듣다보니 일본 안보 쪽으로 관심이 생겨서 석사 논문으로는 일본의 평화헌법을 연구했고, 박사 논문으로는 일본의 전수방위체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갈지 분석하는 주제로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정치학도로 실제 현실정치를 경험한 김 대변인은 "이론과 현실은 확실히 괴리가 컸다"고 짚었다. 그는 "사실 현실정치에 대해서는 책에서 보거나 종편 정치평론프로그램이나 뉴스를 통해서 보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도대체 정치인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체감도가 낮았다"면서 "정치를 경험해보니 실제 정치인들이 굉장히 치열하게 국민의 삶이 어떻게 하면 좋아질지 고민하고,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피상적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움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가까이서 본 우리나라 현실정치에 대해서는 '분열'을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김 대변인은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대선보다 신승과 석패였고, 이긴 진영이나 진 진영 어느 쪽도 명쾌하게 승리와 실패를 받아들이기 힘든 묘한 상황이 만들어졌다"면서 "이번 선거 결과는 교묘한 유권자의 선택이다.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라는 유권자의 혹독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만일 국민의힘이 큰 표차로 승리했더라도 우리 정치를 위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라고만 하기는 어렵다"면서 "당장 눈앞에 신-구 권력 갈등이나 인사청문 갈등이 예상되는데 이 고비를 슬기롭게 정치력을 발휘해서 풀어가는 게 미래 여당인 국민의힘에 주어진 몫"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에게도 "양분된 민심은 국가의 존립을 흔들 정도의 위기가 될 것"이라면서 "서로 화합하고 수용할 수 있는 국민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그 위에 경제회복도 하고 코로나19 팬데믹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당선인이 양분된 국민의 마음을 어떻게 어루만질지 고민하면서, 정책적으로도 정치적으로 잘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국민을 치유하려는 자세를 5년동안 유지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정치학 박사이자 현실정치 경험치를 쌓아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게 된 김 대변인의 다음 스텝은 아직 미정이다. 그만큼 더 많은 기회의 장이 열려 있는 셈이다. 김 대변인은 "대변인 활동도 계획한 것이 아니라 용기를 내서 시작했던 것이다. 인생이 계획대로 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현재 대변인은 5월10일 취임식이라는 기한이 정해진 일이라 바쁜 가운데 더 열심히 하려고 생각하고 있고, 그 이후에 일은 무계획이다. 취임식이 끝나고 용산 대통령 시대가 열리고 청와대가 국민들에게 개방되면 개인적 보람은 가장 극대화되는 셈"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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