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비롯 전국 10개 지역 시내버스 파업 예고
노조 측 2년 연속 임금 동결은 "사실상 삭감" 주장
사측 "버스 수익 줄어, 임금 동결 불가피"
서울시 지하철 증편·무료셔틀버스 운행 등 대책 마련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26일 파업을 공언한 가운데 25일 오후 3시부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서울 지노위) 2차 조정회의를 열어 노사 간 막판 협상에 들어갔다.
노조 관계자는 "자정까지 조정회의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좁히기 어려울 만큼 크다"며 "오후 9시에 대표자들이 노조원 의견을 들어 파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파업이 결정되면, 26일 오전 4시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할 방침이다. 파업으로 마을버스를 제외한 서울 시내버스 61개사 98%(7235대)가 멈춰 서는 것이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산하 서울, 부산, 대구 등 10개 지역 버스노조는 지난 18일, 19일 파업 찬반 투표를 통해 재적 조합원 87.3%(1만5802명)의 찬성으로 26일 전국적인 버스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 측은 2020년 소폭 인상 이후 지난해와 올해 임금이 동결될 경우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임금이 삭감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무사고 수당의 연기 지급(기존 1개월에서 3개월 무사고로 변경), 입원 등 사고 시 유급휴가 20일 폐지 등 노동조건 후퇴에도 반발하고 있다.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측은 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로 인해 버스업계 수익이 줄었는데, 서울시의 재정 여력도 줄어 버스업체가 받는 재원은 한정적이라 임금을 동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서울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로 사업조합에 버스가 재정지원을 해 운영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서울시 예산(44조2200억원)은 2018년(28조179억원) 대비 40%가량 증가했으나, 서울 시내버스 관련 예산은 오히려 29%(5402억원에서 3838억원) 줄어 임금 동결 등 노동조건 악화를 불러왔다고 주장한다.
노조 측 관계자는 "사측은 매년 버스 기사들의 안전 운행, 배차 간격, 친절 평가 등을 바탕으로 승객 수와 상관없이 수억원씩 성과이윤을 받는다. 또 공무원이나 환경미화원들도 매년 임금이 인상됐다"며 "반면 기사들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생긴 타 회사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익숙지 않은 노선에 징계 위험을 무릅쓰고 파견을 가는 등 봉사했고, 지난해 코로나19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금을 동결했다. 새벽 4시부터 일하는 기사들의 작업조건과 노력의 가치가 2년 연속 임금동결이라는 것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임금 8.09% 인상 △식사질 개선(공동배식시스템 도입 제안) △고용안정협약 체결 △무사고 포상급 시급화 △호봉연장 및 정년 이후 촉탁직 1호봉 적용 △실습과 견습기간 호봉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시내버스 파업이 예고됨에 따라 지하철 운행 확대(하루 총190회), 서울 25개 자치구에 무료 셔틀버스 운행, 지하철과 연계한 민·관 차량 436대 운행, 개인택시 부제 해제 등 대체 교통수단을 투입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민호기자 lmh@dt.co.kr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총파업을 하루 앞둔 25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장우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과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2차 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