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보다 '레트로 감성' 중심
하림, 포켓몬 너겟·핫도그 출시
삼양식품 '짱구' 뒤늦게 수요 ↑
역대급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포켓몬빵과 띠부띠부씰의 인기에, 식품업계가 너나없이 소위 '미투(유사)'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포켓몬스터 IP(지적재산권)를 확보한 기업들이 포켓몬 캐릭터를 이용한 제품을 새로 선보이는가 하면, 이번 열풍이 띠부띠부씰에 있다고 판단해 짱구 등 타 인기 캐릭터를 이용한 스티커를 내놓는 곳도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재출시된 SPC삼립의 포켓몬빵은 이달 초 1000만개 판매를 돌파하는 등 '포켓몬 돌풍'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출시한 지 불과 40여일 만이다.
최근 편의점업계가 선보인 프리미엄 PB 빵 브랜드들의 1000만개 판매 돌파 시점이 출시 후 7~9개월 후라는 점을 고려하면 포켓몬빵의 인기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포켓몬빵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경쟁사들도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같은 IP인 포켓몬스터를 활용한 제품을 내놓거나 다른 캐릭터를 활용해 스티커를 넣은 제품을 출시하는 식이다.
하림은 포켓몬스터 캐릭터 홀로그램 씰을 담은 포켓몬 치즈 너겟과 포켓몬 치즈 핫도그를 최근 선보였다.
치즈너겟은 피카츄와 꼬부기, 메타몽 등 포켓몬 캐릭터 모양으로 성형했고 각 제품에는 홀로그램 스티커를 동봉했다.
롯데마트도 토이저러스를 통해 '포켓몬스타 스낵'을 내놨다. 50종의 포켓몬 스티커가 1종씩 동봉돼 있는 제품이다. 롯데마트 토이저러스는 지난 2019년부터 포켓몬스터 스낵을 선보여 오다가 최근 포켓몬빵의 인기에 신제품을 출시했다.
포켓몬 캐릭터 상품의 화룡점정은 삼성전자가 찍었다.
갤럭시 Z 플립 3에 몬스터볼 스킨을 입힌 '포켓몬 에디션'을 내놓은 것. 128만원이 넘지만 출시 직후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완판'됐다.
편의점들은 '띠부띠부씰'에 집중하고 있다. CU는 인기 게임 '쿠키런 킹덤'의 캐릭터를 활용한 쿠키런 띠부띠부씰을 담은 빵과 디저트를 출시했고 GS25는 인기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주인공 나희도(김태리)와 백이진(남주혁) 캐릭터를 담은 띠부띠부씰을 넣은 빵을 내놨다.
삼양식품의 '짱구'는 포켓몬 열풍에 뒤늦게 인기를 얻은 케이스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11월 인기 스낵 짱구에 띠부띠부씰을 넣은 제품을 내놨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포켓몬 빵이 인기를 얻고 품절 사태를 일으키면서 '포켓몬만큼 귀엽지만 구하기는 쉽다'며 수요가 급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런 미투 제품들이 포켓몬빵만큼 인기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켓몬빵 열풍이 단순히 귀여운 스티커나 포켓몬 캐릭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 수집했던 제품에 대한 추억에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켓몬스터가 90년대 이후로도 꾸준히 신작이 나오며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만큼 IP를 활용한 제품 자체는 언제나 있었다"며 "이번 포켓몬빵 열풍은 포켓몬 캐릭터 자체보다는 포켓몬빵이 보유한 '레트로 감성'이 중심"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왼쪽부터)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플립 3 포켓몬 에디션, 롯데마트 토이저러스의 포켓몬스타 스낵 3종, 삼양식품 짱구. <각 사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