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1년산 쌀 추가 시장격리를 뒤늦게 결정하면서 '양곡관리법'에 따른 세부 사항을 따르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 당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올해도 농민들의 소득 감소를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28일 농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27일 1·2차 쌀 씨장격리를 결정하며 '역공매' 방식을 채택했다. 역공매는 최저가 낙찰 방식을 뜻한다. 정부는 입찰예정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낙찰 기준가는 '시장가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변호사는 "(수급안정대책에 따른) 미곡 매입은 공공비축미 매입 절차를 준용하도록 한다. (최저가격 입찰은) 시장격리제 법제화 취지에 맞지 않고 쌀값 하락을 막는데도 전혀 도움이 안 됐다"고 말했다.
양곡관리법 제16조 '가격안정을 위한 양곡 수급관리'의 제1항과 제4항(양곡 매입, 물량, 시기, 절차, 판매, 생산자단체와 협의)에 관한 세부사항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고시인 '양곡수급안정대책 수립·시행 등에 관한 규정'(규칙)을 따르도록 한다. 이 규칙 제5조는 "미곡 매입은 공공비축미 매입 절차를 준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공공비축미 매입 가격은 40kg 포대당 7만4300원으로, 1차 시장격리 입찰 평균 가격인 포대당 6만4000원대에 비하면 1만원 이상 높았다. 하 대표는 "최저가격 입찰은 양곡관리법 하위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양곡관리법(제16조 2항)은 양곡 수급 안정을 위해 정부가 의무적으로 특정 시점(10월15일)에 수급안정대책을 발표할 것을 규정했지만, 정부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또 양곡의 매입 관련 사항을 양곡수급안정위원회를 열어 생산자단체 대표 등 농민과 논의해 결정하도록 했는데 정부는 이 또한 무시했다. 해당 위원회 위촉위원인 장수용 한국들녘경영인중앙연합회 회장은 27일 오전 "당정협의회에서 시장격리를 결정한지도 몰랐다"고 밝혔다.
정부가 적절한 쌀 추가 시장격리 물량을 설정했는지도 의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쌀 생산량 대비 예상 수요량을 뺀 물량인 27만톤을 시장격리 물량으로 정했다. 반면 농업계는 3월말 전국 쌀 재고(103만5000톤)가 2020년 대비 40만톤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시장 재고를 적절히 조절해야 지난해 수확기 가격보다 올해 단경기(7~9월)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서용석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이 상황이 계속되면 소농들의 소득감소를 막을 수 없다. 이제 올해 수급안정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민호기자 lmh@dt.co.kr
28일 농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27일 1·2차 쌀 씨장격리를 결정하며 '역공매' 방식을 채택했다. 역공매는 최저가 낙찰 방식을 뜻한다. 정부는 입찰예정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낙찰 기준가는 '시장가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변호사는 "(수급안정대책에 따른) 미곡 매입은 공공비축미 매입 절차를 준용하도록 한다. (최저가격 입찰은) 시장격리제 법제화 취지에 맞지 않고 쌀값 하락을 막는데도 전혀 도움이 안 됐다"고 말했다.
양곡관리법 제16조 '가격안정을 위한 양곡 수급관리'의 제1항과 제4항(양곡 매입, 물량, 시기, 절차, 판매, 생산자단체와 협의)에 관한 세부사항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고시인 '양곡수급안정대책 수립·시행 등에 관한 규정'(규칙)을 따르도록 한다. 이 규칙 제5조는 "미곡 매입은 공공비축미 매입 절차를 준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공공비축미 매입 가격은 40kg 포대당 7만4300원으로, 1차 시장격리 입찰 평균 가격인 포대당 6만4000원대에 비하면 1만원 이상 높았다. 하 대표는 "최저가격 입찰은 양곡관리법 하위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양곡관리법(제16조 2항)은 양곡 수급 안정을 위해 정부가 의무적으로 특정 시점(10월15일)에 수급안정대책을 발표할 것을 규정했지만, 정부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또 양곡의 매입 관련 사항을 양곡수급안정위원회를 열어 생산자단체 대표 등 농민과 논의해 결정하도록 했는데 정부는 이 또한 무시했다. 해당 위원회 위촉위원인 장수용 한국들녘경영인중앙연합회 회장은 27일 오전 "당정협의회에서 시장격리를 결정한지도 몰랐다"고 밝혔다.
정부가 적절한 쌀 추가 시장격리 물량을 설정했는지도 의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쌀 생산량 대비 예상 수요량을 뺀 물량인 27만톤을 시장격리 물량으로 정했다. 반면 농업계는 3월말 전국 쌀 재고(103만5000톤)가 2020년 대비 40만톤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시장 재고를 적절히 조절해야 지난해 수확기 가격보다 올해 단경기(7~9월)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서용석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이 상황이 계속되면 소농들의 소득감소를 막을 수 없다. 이제 올해 수급안정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민호기자 lmh@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