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당내에서 '수박' 등 폄훼성 단어를 쓰는 것을 두고 "가만히 안 두겠다"며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나섰다. '수박'은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지 않는,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의미로, 이 의원 측 지지자가 대선후보 경선 상대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 등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을 비난할 때 쓰는 은어다. 최근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계 등 각 계파 간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로) 감정을 건드리는 언어를 쓰기 시작하면, 비대위가 정리하기 매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 위원장은 "수박은 무엇이냐.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것"이라며 "같은 당인데 어떻게 그렇게 공격할 수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심지어 당대표 한 분에게 수박이라고 한 분 있는데 자기 모순 아닌가"라며 "특정 과일에 관한 발언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이 뭐라고 하겠나"라며 "국회의원 수준 떨어진다고 하지 않겠나"라며 질타했다.
그러면서 "감시하지는 않겠지만 반드시 경고하겠다"며 "품격있는 논쟁과 건강한 발언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위원장은 이 의원이 지난 9일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모욕적 언사와 문자폭탄 자제를 당부한 것을 두고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 의원께서 적절한 시점에 적절하게 발언해줬다고 생각한다"며 "이후 제가 받는 문자에서도 격렬한 욕설은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어 "당원들이 당의 운영과 관련해 자신들의 발언을 계속 전달하고 싶어하는 욕구는 좋은 것"이라면서도 "다만 동시에 500~1000개씩 들어오는 것은 조직화된 공격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팬덤문화에 대해 당이 건강하게 한 번 토론해 보고, 당원들 의견도 들어보겠다"며 "앞으로 그런 쪽 주도한 분과도 대화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당이 그들만의 리그, 국회의원 리그로 전락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발전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 위원장은 이날 전북도의원 당선인인 서난이(36) 현 전주시의원을 호남 몫의 비대위원으로 추가 선임했다.
우 위원장은 "최연소 도의원으로 호남 지역에서 보이는 민주당을 더 개혁할 당사자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향후 2명의 비대위원을 추가 인선할 예정이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