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사 프로세싱 잇단 이탈
SC제일은행·KB 등 타업체 이동
BC카드, 주 매출원 '수수료' 급감
자체 카드 발급·빅데이터에 총력
SC제일은행·KB 등 타업체 이동
BC카드, 주 매출원 '수수료' 급감
자체 카드 발급·빅데이터에 총력
BC카드가 제공해온 '카드 프로세싱' 사업에서 이탈하는 은행과 카드사가 늘고 있다. 은행과 카드사에게 결제망을 제공해 얻는 수수료가 주 매출원인 BC카드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오는 11월부터 SC제일은행 BC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해 전북은행은 신용카드 프로세싱 업무 제공사를 BC카드에서 KB국민카드로 교체했다.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자체 결제망이 없었던 우리카드는 올해 독자 시스템을 완성하고 250만개의 가맹점을 유치할 계획이다.
카드 프로세싱은 신용·체크카드 사업 전반을 대행하는 업무다. 카드 발행과 명세서 청구부터 카드 거래 승인, 전표 매입, 가맹점 수수료 조율 등 카드사 이면의 업무까지 대행하고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카드사업 초기에 카드 상품 설계부터 결제망까지 구축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상당히 소모되기 때문에 BC카드 결제망에 의존하는 금융사가 많았다. 때문에 그간 카드 프로세싱 사업은 BC카드의 주요 수익원으로 작용했다. BC카드의 올 1분기 영업수익 9023억원 중 매입 업무의 비중은 82.3%(7428억원)에 달했다.
주력 회원사들의 잇단 이탈은 카드 프로세싱 사업의 경쟁 심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본업에서의 성장 정체 타개를 위해 카드사들이 주목하는 분야 중 하나가 카드 프로세싱 사업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그간 BC카드가 독보적이었던 분야에 타 카드사들이 진입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것이다.
BC카드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편중된 매출 구조를 개선하는 중이다. 핀테크 업권 중심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한편, 해외 프로세싱 사업 진출도 적극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판매시점정보관리(POS) 점유율 1위인 와이어카드 베트남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올해 5월에는 인도네시아 디지털 결제 국책사업(QRIS) '해외 QR결제 제휴사'로 단독 선정됐다. QRIS 사업은 QR코드로 양국 가맹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결제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B2B(기업간 거래)에서 B2C(기업과 개인간 거래)로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다. 사업 부문에 리스를 추가하고 신규 여신 사업에서도 기회를 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자체 카드 발급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BC카드는 그간 고객사와의 경쟁을 피하고자 자체 카드 상품을 발급을 제한해왔다. 인기 가수·게임과 협업한 '블랙핑크 카드'·'로스트아크 카드', 유튜브 웹예능과 함께 출시한 '시발(始發) 카드', 계열사와 손잡은 '케이뱅크 심플카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올 1분기 전체 매출 가운데 자체카드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늘어난 0.4%(44억원)에 그쳤다. BC카드 관계자는 "수익 다각화를 위해 자체 카드 발급, 빅데이터 사업, 글로벌 카드 프로세싱 사업 확대 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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