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는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이 상향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1200만원 이하 △1200만~4600만원 △4600만~8800만원 △8800만~1억5000만원 △1억5000만~3억원 △3억~5억원 △5억~10억원 △10억원 초과 등 8개의 구간에서 하위 2개 구간을 1400만원 이하, 1400만~5000만원으로 높인 것이다. 4600만~8800만원 구간도 5000만~8800만원으로 변경됐다.
소득세 하위 과표를 바꾸는 것은 기본적으로 저소득층보다는 고소득층에 더 유리하다. 소득이 많을수록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소득세율 체계에서 동일한 조건을 변경하면 고소득자의 감세폭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일례로 과표가 1100만원인 사람은 이번 개편이 이뤄지더라도 아무런 수혜를 입지 못한다.
반면 과표가 1200만~4600만원인 사람은 최하위 과표 변경 수혜 18만원을 입는다. 과표가 4600만~8800만원이거나 그 이상인 구간은 18만원에 더해 36만원의 수혜를 추가로 입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과표 1200만원은 총급여 기준으로 2700만원, 3600만원은 7400만원, 8800만원은 1억2000만원을 뜻한다. 소득세 하위과표 변경만 놓고 보면 총급여 7400만원 이상인 근로자가 가장 큰 수혜(54만원)를 입는 셈이다.
세제개편안에서 발표된 근로자 식대 비과세 한도(10만→20만원) 확대도 누진세율이 오르는 고소득자에게 더 유리하다. 늘어나는 식대 비과세 연간 한도 120만원이 한계세율 구간에서 각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6% 세율이 적용되는 과표 1200만원 이하 구간에선 세 부담 감소액이 7만2000원에 그치지만, 15% 세율의 1200만~4600만원 구간에선 18만원, 24% 세율의 4600만~8800만원 구간에서 28만8000원, 35% 세율의 8800만~1억5000만원 구간에선 42만원으로 점차 불어난다. 최고 과표 구간인 10억원 초과 구간에선 세 부담이 54만원이나 줄어든다. 과표 구간별로 세 부담 혜택이 최대 3배의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이에 정부도 총급여 1억2000만원(과표 기준 8800만원) 초과자에 대해서는 근로소득세액공제를 30만원 줄였다. 총급여 1억2000만원 초과자들은 과표 상향조정에 따른 세 부담 감소액이 54만원이 아닌 24만원으로 감소하게 된다. 다만 과표구간 중 가장 높은 구간인 4600만~8800만원은 이번 개편의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총급여로 따지면 연봉 7400만~1억2000만원 안팎의 근로자들이다.
정부에서는 총급여를 기준으로 7400만원~1억2000만원을 가를 마땅한 기준선이 없다는 설명이 나온다. 대신 신용카드 소득공제 등에서 총급여 1억2000만원을 고소득자로 규정하고 있어 이를 기준선으로 준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재정지출과 달리 감세는 세금을 많이 낸 사람이 혜택을 받는 구조가 된다"면서 "그러다 보니 중산층이 가장 혜택을 보는 구조로 설계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동준기자 blaa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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