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경제 위상변화 보고서
1인당 GDP·국가경쟁력 횡보세
정부효율 하락… 기업효율성 정체
국제경쟁력 높일 방안 강구 시급
1인당 GDP·국가경쟁력 횡보세
정부효율 하락… 기업효율성 정체
국제경쟁력 높일 방안 강구 시급
보험연구원의 이태열 선임연구위원은 24일 '최근 우리 경제의 위상 변화에 대한 논의'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는 최근 들어 1인당 국내총생산(GDP) 순위를 통해서 보나 국가경쟁력 순위를 통해 판단하나 모두 횡보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한국 경제가 스페인, 이탈리아 등 주요 선진국을 추월하거나 대등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현상은 한국 경제의 순위가 상승했다기보다는 이들 국가의 순위가 하락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제적 위상이 사실상 정체돼 있는데 이탈리아, 스페인 등 일부 유럽 선진국의 위상이 약화한 것에 견줘 한국의 경제 위상이 상승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일종의 착시에 가깝다는 평가다.
이 연구원이 이렇게 주장한 근거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1인당 국민소득. 1인당 GDP를 등수 개념으로 바꿔보면 우리나라는 30위권 초반에서 횡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대만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이탈리아 스페인 홍콩 등은 하락세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1인당 GDP는 2016년 2만9287달러에서 2020년 3만 1637달러, 2021년 3만 5168달러로 늘었다. 하지만 이를 등수로 살펴보면 전 세계 196개국 중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15년 32위에서 2017년 30위, 2019년 31위, 2022년(추정) 32위로 30~32위에서 변동이 없다.
반면 IMF(국제통화기금) 전망에 기반할 때 대만은 2019년 40위에서 상승세를 지속하며 2022년 31위로 한국을 추월하고, 2027년에는 20위 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둘째는 국가경쟁력을 판단할 때 사용되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제경쟁력 순위다. IMD는 세계 63개국을 대상으로 경제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 4개 분야 총 63가지 통계자료와 92가지 설문조사 결과를 기초로 부문별 순위 및 종합 순위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2015년 25위에서 2017년 29위, 2018년 27위, 2019년 28위, 2020년과 2021년 각 23위, 2022년 27위로 대체적으로 20위권 중하위에서 횡보하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30위권 중반에서 정체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일본, 홍콩 등은 하락세다.
이에 비해 한때 우리나라와 함께 '동아시아의 네마리 용'으로 꼽혔던 대만은 2015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2019년 이후 급속한 상승세를 보여 2018년 17위에서 2022년 7위로 껑충 올라섰다.
이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2019년 대비 2022년 순위에서 경제성과와 인프라 부문은 상승했으나, 정부 효율 부문은 하락하고 기업 효율성 부문은 정체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만은 4개 전 부문에서 순위가 상승했다. 특히 정부 효율성 부문의 '제도여건'과 '기업 여건', 기업 효율성 부문의 '노동시장', 인프라 부문의 '기술 인프라' '보건환경''교육' 등 다수 분야에서 순위가 올라갔다.
그는 2019~2022년 대만의 1인당 GDP가 빠르게 늘어 대한민국 추월을 예고하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며 특히 노동시장, 국제 투자, 재정, 조세 정책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분야에서 국제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강구하는 게 시급하다고 밝혔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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