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유사성장인자는 인슐린과 유사한 분자구조를 가진 호르몬으로, 부족할 경우 느린 성장, 작은 체구, 지연된 발육 같은 성장기 발달 장애로 이어진다. 성인에게서는 골밀도와 근육강도 저하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반대로 인슐린유사성장인자가 과잉되면 거인증이나 말단 비대증을 유발하고 다양한 성인병 위험도가 높아진다. 인슐린유사성장인자는 신체 발달을 촉진시키는 작용 외에도 인슐린과 협동해 혈당을 조절하고, 종양 발생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바이오분자 및 세포 구조 연구단 김호민 CI(KAIST 의과학대학원 부교수) 연구팀이 인슐린유사성장인자 복합체의 3차원 분자구조를 규명하는 한편 복합체의 조립과정과 인슐린유사성장인자 활성화 메커니즘을 제시했다고 3일 밝혔다.
인슐린유사성장인자는 다양한 조직 세포막에 분포하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세포분열, 세포 증식·분화와 생존을 조절한다. 하지만 단독으로는 매우 불안정해 체내 반감기가 10분이 채 안 된다. 이 때문에 혈중 인슐린유사성장인자의 70% 이상은 체내에서 12시간 이상 머무를 수 있도록 인슐린유사성장인자 결합단백질인 IGFBP 단백질, ALS 단백질과 결합해 안정한 삼중복합체 형태로 존재한다.
IGFBP 단백질과 ALS 단백질은 인슐린유사성장인자와 결합하는 운반체 역할뿐만 아니라 인슐린유사성장인자의 생물학적 작용도 조절한다. 즉, 인슐린유사성장인자 삼중복합체는 생체 내에서 매우 정교하게 조립되고, 필요 시에만 활성화돼 성장조절 효과를 낸다. 이 때문에 인슐린유사성장인자와 이들 결합단백질의 혈중 농도는 성장호르몬결핍증, ALS 결핍증 등 성장 관련 질환을 평가하는 검사항목으로도 이용된다.
연구진은 인슐린유사성장인자 삼중복합체의 3차원 분자구조를 초저온투과전자현미경을 활용해 규명하고, 각 구성요소 간의 상호작용을 밝혀냈다. 특히 인슐린유사성장인자가 IGFBP 단백질에 둘러쌓여 이중복합체를 이루면서, 말발굽 모양의 ALS 단백질이 이중복합체를 한번 더 감싸는 안정된 구조로 인해 인슐린유사성장인자가 체내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음을 확인했다.
인슐린유사성장인자 삼중복합체 조립과정과, 삼중복합체로부터 인슐린유사성장인자가 분리돼 인슐린유사성장인자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분자 메커니즘도 규명했다. 인슐린유사성장인자 삼중복합체에 포함된 IGFBP 단백질이 생체 내 단백질분해효소에 의해 잘리면 IGFBP 단백질의 말단이 떨어져 나가면서 불안정한 중간 삼중복합체가 형성되는데, 이 과정이 인슐린유사성장인자 활성화의 핵심이라는 것도 발견했다.
김호민 CI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 삼중복합체의 분자구조와 활성화 메커니즘은 청소년기 성장 관련 연구 또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 관련 질환의 진단·치료제 개발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7월 30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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