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때 비판 구직청년 지원금
이름만 바꿔 지급 포퓰리즘 논란
당정, 내년 예산 건전재정 무색
"취업 인센티브로 발상 전환을"
이름만 바꿔 지급 포퓰리즘 논란
당정, 내년 예산 건전재정 무색
"취업 인센티브로 발상 전환을"
![[기획] 尹정부도 선심성 `돈 뿌리기`정책 남발](http://contents.dt.co.kr/images/202208/2022082502100151051001[1].jpg "[기획] 尹정부도 선심성 `돈 뿌리기`정책 남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내년도 예산안 편성부터 확대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 전환 기조를 반영한다고 24일 밝혔다. 다만 지난해 600조원을 돌파한 본예산은 거듭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당정은 전체 예산규모 확정 전에 '서민·취약계층'을 앞세운 지원금 예산 보따리부터 풀었다.
그중 일부는 국민의힘이 야당 시절 국가채무 급증과 선심성 포퓰리즘 예산이라고 질타한 항목이어서, 실효성 논란과 전임 문재인 정부 따라하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2023년도 예산안 관련 당정협의회' 직후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건전재정 확립이란 큰 방향에서 예산지원이 절실한 사회적 약자와 미래세대, 물가 안정 지원방안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당이 요청한 예산은 △구직의욕 고취 프로그램 이수 '구직단념 청년'에 1인당 300만원 도약준비금 지급 △저소득층 에너지바우처 50% 인상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지급 대상 590만명→1700만명 수준으로 확대 △청년 '전세 사기' 방지를 위한 보증보험 가입비 월 6만원 지원 신설 △장애인 고용장려금 현행 월 30만~80만원 대비 10% 이상 인상 △취업·저소득 장애인에 월 5만원 교통비 신규 반영 △소상공인·자영업자 25만명 채무조정·재기 지원예산(예년 1200억원 수준) 등이다.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상황을 감안한 항목이다.또 △과거 지급실적 요건 폐지를 통한 농업직불금 대상자 56만명 확대 및 4만7000명 수준의 어촌 어가·어선원 직불금 신설 △보훈급여 매년 3만원 인상과 참전명예수당 인상 △폭우 등 수해대책으로 도심 대심도 빗물터널 설계비 예산 신설 등이 포함됐다.
예산 규모에 대해선 "당이 요청한 것 등이 다 추계돼야 총규모가 확실히 나올 것이고, 이 부분은 국무회의를 통과한 뒤 기획재정부가 설명하게 될 것"이라고 공을 넘겼다. 정부 측은 예년 본예산(607조7000억여원)에 올해 1·2차 추가경정예산까지 합친 총지출 679조5000억여원 대비 줄어든 액수를 편성한다는 방침이어서 실질적 예산 다이어트로 볼 수 있을지 논란이 일 전망이다.
여당부터 선심성으로 비칠 수 있는 예산 끼워넣기를 시작했고 정기국회 예산심사과정에서 거야(巨野)의 요구에 선심성 예산이 늘어날 수 있다.
특히 당정이 '구직단념청년에 300만원'을 주는 건 여당의 정책기조와 정면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 시절부터 여당은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의 청년수당,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청년배당' 정책을 비판했었다. 구직단념수당은 문재인 정부에서 첫 도입한 '청년구직 촉진지원금(월 50만원씩 6개월)'을 연장확대한 셈이다. .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예산팽창은 독이고 마약이며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방향성은 맞다"면서도 지원대책에 "'약자'라는 말도 한두번 써야지 전 인구를 약자로 다루면 되겠나. 외과수술하듯 해야하는데 입으론 예산을 절약한다면서 실제로 자꾸 명분을 찾아 예산을 늘리면 앞뒤 안 맞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직단념청년 지원금 제도에 대해 "취업 전에 미리 주면 구직활동에 쓰인다는 보장이 없다. 생애 최초 등 취업한 사람들에게 성과급을 줘보라"며 '취업 인센티브'로 발상의 전환을 촉구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채탕감 정책엔 "윤석열 정부 첫 추경으로 앞으로 들어올 돈까지 생각해 추경을 편성해 손실보상을 해줬으면 끝이어야 한다"며 반복된 지원을 비판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취약계층 지원 예산은 반영이 불가피한 데다 실효성을 추후 따져봐야 한다면서도, 예산 규모와 재전건전성에 관해 "우리나라는 인구구조 자체가 '갚아야 할 사람들'이 빠르게 줄고 있어 과거와 같은 기준으로 얘기하면 안 된다"며 "우리가 국가부채 40%를 넘는다고 하면 (산정 기준이 다른) 다른 나라의 90% 정도로 봐야 한다. 조금만 신경 안 써도 국가 파산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지적했다.
홍 교수는 "지출구조조정을 안할 수가 없고, 그동안 방만했던 공공기관 부채나 '문재인 케어'라든가 예산을 꼭 필요한 데 에 못 쓰게 하는 것을 전반적으로 줄이려면 국회가 협력해야 하는데 지금 야당이 170석이니 쉽지 않다"며 "최종적으로 예산이 통과하기 전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또 온갖 것을 끼워넣을 테니 (규모가) 당연히 증가할 것이다. 균형발전이라는 좋은 핑계까지 있다"고 경각심을 줬다. 그러면서 "예산을 타이트하게 컨트롤하고려면 여당이 어느 정도 의석을 확보해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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