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와 은행권이 디지털금융 전환에 대응해 모바일 앱 사용자수를 늘리기 위한 '비금융 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체·예금 등 금융업무 뿐 아니라 택배·배달까지 가능해지면서 본격적인 플랫폼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핀테크와 은행이 제공하는 비금융 서비스를 비교해 이용하는 금융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토스 앱의 주민센터 탭에선 '증명서 떼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가 운영하는 전자증명서 온라인 채널인 '정부24'에서와 같은 증명서다. 토스 주민센터 전자증명서는 행정안전부 전자문서지갑 사업을 통해 이뤄진다. 주민등록등·초본,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납세증명서, 대학교 졸업증명서, 코로나 예방접종증명서 등 다양한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또 한꺼번에 많은 증명서가 필요할 땐 '증명서 모아받기'를 이용하면 된다. 신용대출·전세자금대출·코로나 생활지원비 등 여러 가지 유형에 따라 필요한 증명서를 안내하고 있다.
'숨은 정부지원금 찾기'에선 미처 몰랐던 지원금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직업·주소·가구·소득 등을 입력하면 현재 받을 수 있는 지원금 목록이 나타난다. '정치후원금 보내기' 서비스에선 지지하는 정당이나 국회의원을 선택하면 바로 후원금을 보낼 수 있다.
카카오페이에선 택배 예약과 결제를 한꺼번에 할 수 있다. 방문 택배와 편의점 택배 모두 가능하며, 편의점 픽업도 된다. 세븐일레븐, GS25, CU 세 편의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편의점 픽업은 GS25에서만 할 수 있고, 반값 배송으로 저렴하다.
네이버페이에선 원하는 음식점에 음식을 미리 포장할 수 있도록 '주문' 기능이 추가됐다. 가게와 음식 메뉴를 고르면 결제하고 매장에서 수령하면 된다. 매장에서 식사하더라도 미리 비대면으로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핀테크들은 고객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서비스를 이용하고, 앱을 오랫동안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또 비금융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는 신용평가모델 고도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은행권도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 최초로 신한은행이 내놓은 배달앱 '땡겨요'는 지난주 출시 8개월만에 회원 수 100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기존 배달 플랫폼 점유율이 압도적인 배달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별도 앱에서 이용은 물론 신한은행 모바일 앱 '신한 쏠(SOL)'에서도 접근이 가능하다.
비금융 서비스는 헬스케어 영역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핀테크에서 널리 제공되고 있는 '걷기' 관련 상품이 은행권에서도 나오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충청남도체육회가 운영하는 만보기 앱 '걷쥬'와 제휴했다. 뱅킹앱 '웰뱅'의 라이프 탭에서 일정 수준 걸을때마다 10원씩 리워드를 준다. 매일 1만보씩 걸으면 매달 3000원을 획득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 만보기 서비스 '걷기왕 춘식이'는 스마트폰을 통해 측정된 걸음 수로 카카오톡 친구와 일종의 '내기'를 할 수 있다. 대결금액을 설정하면 최대 7일까지 걸음 수를 산정해 승부에서 진 친구가 이긴 친구에서 약속한 금액을 송금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금융권에서 연이어 비금융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슈퍼앱'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최근 핀테크와 은행권에서 비금융 서비스를 속속 내놓으면서 고객 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각사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