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35개 제약사의 아세틸-엘-카르니틴 성분 39개 의약품에 대해 회수·폐기 조치를 결정했다. 조치 품목은 한미약품의 '카니틸',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레보세틸', 휴온스 '뉴엘틴', 일양약품 '뉴트릭스', 일동제약 '뉴로칸', SK케미칼 '뉴로카틸', 동아에스티 '니세틸', 유유제약 '세가틸' 등이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이달 9일자로 해당 의약품들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중지 결정을 내렸다. 의약품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중단은 사실상 시장에서의 퇴출을 의미한다.
이는 지난 8월 식약처가 실시한 임상시험 재평가에서 아세틸-엘-카르니틴 성분이 '뇌혈관 질환에 의한 이차적 퇴행성 질환'에 대해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 데 따른 조치다. 아세틸-엘-카르니틴 성분 의약품은 주요 제약사 대부분이 생산해 왔다. 연간 처방 규모가 약 5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업계에 여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약품 '카티닐'과 동아에스티 '니세틸'은 각각 연매출이 180억원, 84억원 가량으로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던 만큼 매출에 영향이 예상된다.
식약처는 아세틸-엘-카르니틴 성분 의약품 회수를 하며 대체 의약품으로 처방과 조제하라고 조치했으나, 뇌기능 개선에 사용할 마땅한 의약품도 없는 상황이다. 가장 많이 사용됐던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의 경우 급여 축소로 인해 환자의 부담금이 높고, '옥시라세탐' 성분은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뇌기능 개선 성분 의약품이 줄줄이 유효성을 인정받지 못하자 제약업계는 시장 자체가 급격하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뇌기능 개선 의약품들이 줄줄이 급여 축소되거나 퇴출되면서 자연스럽게 처방이 줄고 결국엔 모두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김진수기자 kim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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