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도시 총싸움 '15세 이용가'
이유없이 '청불'로 재분류 권고
사전심의 의무폐지 42만 청원
게임위 "특이 상황 이해해달라"
이유없이 '청불'로 재분류 권고
사전심의 의무폐지 42만 청원
게임위 "특이 상황 이해해달라"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구 국감에서 "최근 게임위에 대한 게임 이용자들의 의견이 쇄도하고 있다"며 "심의 기준부터 사후 관리, 감독체계까지 일련의 등급 분류 과정을 이용자들이 전혀 납득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게임위는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를 비롯한 일부 모바일 게임에 대해 등급 재분류 권고를 내렸다. 블루 아카이브는 넥슨 자회사 넷게임즈에서 개발한 서브컬처 게임으로, 미소녀 캐릭터들이 학원도시를 배경으로 총싸움을 한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15세 이상 이용가로 서비스돼 왔으나 게임위가 등급 재분류를 권고하면서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게임위의 '등급분류세부기준'을 보면 선정적인 노출이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는 경우 선정성 구분에 따라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 사유에 해당한다. 이를 고려하면 게임 내 일부 일러스트의 선정성이 등급 재분류 권고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게임위가 아무런 배경 설명 없이 일부 민원으로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회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온라인, 패키지, 콘솔, 모바일 등 게임물에 대한 사전심의의무 폐지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고 이날 현재 42만200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고 있다.
블루 아카이브 외에도 넷마블의 서브컬처 게임 '페이트·그랜드 오더' 등이 비슷한 이유로 등급 재분류 권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특히 게임위의 '밀실 심사'가 논란을 키웠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게임위의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데 이를 무시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상황이 이러니 위원들의 전문성까지 의심받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김규철 게임위 위원장은 이번 논란을 '특이 상황'으로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게임 등급이) 상향되기도 하고 하향되기도 하는데 이번 경우는 특이한 상황으로 이해해달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전문성 논란을 두고는 "게임산업법에 위원 선정 기준이 있는데 게임 관련 전공자는 몇 안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게임이라는 것이 꼭 게임을 개발해 봐야 전문가는 아니라고 본다"며 "다만 민원 중에 관련 의견들이 있기 때문에 개선안을 문체부와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게임위의 자체등급분류제도 사업자 교육이 미흡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자체등급분류사업자는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 게임과 아케이드 게임을 제외한 게임의 등급을 기업이 직접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는다. 게임위는 사후 모니터링을 담당한다. 블루 아카이브 등 등급 재분류 권고를 받은 게임들이 일정 기간 서비스 후 등급 분류 논란에 휩싸인 것도 자체등급분류제도가 배경으로 꼽힌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게임위가 진행 중인 자체등급분류사업자 교육의 횟수는 2020년부터 감소했고 교육 시간도 절반 이하로 대폭 줄었다"며 "필요한 교육을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도 게임위의 일"이라고 짚었다.
김규철 위원장은 "최근 자체등급분류사업자의 등급 분류에 문제가 많아지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고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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