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주요 은행들이 줄줄이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연내 정기예금 금리 연 5%대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예금 이율이 큰 폭으로 뛰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이 은행으로 몰리는 추세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연 3.5% 수준으로 올릴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도 연 5.2%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억원을 1년 동안 맡기면 세전 이자만 520만원에 달한다.
우리은행은 9개의 정기예금과 27개의 정기적금 금리를 이날부터 최고 1.00%포인트(p) 인상했다. 예금상품은 비대면 전용 '우리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을 최고 연 3.80%에서 최고 연 4.80%로 1.00%p 올리며, 그밖에 다른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는 0.30%~0.50%p 인상한다. 적금의 경우 '우리 페이 적금', '우리 Magic적금 by 롯데카드'를 1.00%p 인상하며 그 외 대부분의 적금상품 금리를 0.30%~0.80%p 상향한다.
신한은행도 14일부터 39개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최고 0.8%p 올린다. 대표 적금 상품인 '신한 알·쏠 적금'(12개월 만기)의 최고 금리는 연 4.45%로 0.5%p 인상된다. 첫 거래 고객을 위한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과 그룹사 고객 우대 상품인 '신한 플러스 포인트 적금'의 최고 금리도 각 연 5.2%와 연 5.0%로 높아진다. 친환경 실천을 독려하는 '아름다운 용기적금'의 최고 금리 역시 연 4.6%로 0.6%p 인상되고, 소상공인 우대 대표상품 '신한 가맹점 스윙적금'의 최고 금리도 0.7%p 올라 연 4.5%가 적용된다. 정기예금의 경우 대표 상품인 'S드림 정기예금'(12개월 만기)과 은퇴고객 대상 '미래설계 크레바스 연금예금'의 기본금리가 각 0.6%p, 0.6∼0.8%p 상향 조정된다.
농협은행도 14일부터 예금 금리는 0.50%p, 적금 금리는 0.50∼0.70%p 각각 인상해 적용하기로 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수신금리 인상을 검토 중이다. 예금 금리가 연달아 인상되면서 가입한지 얼마 안 된 예금을 해지하고 더 높은 금리의 예금 상품에 가입하는는 이른바 '예금 갈아타기'도 늘어나고 있다.
수신 상품 금리가 치솟으면서 은행권 정기예금은 한 달 만에 33조 가까이 늘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245조4000억원으로 8월 말보다 36조4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정기예금이 32조5000억원이나 불었다. 2002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주요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5%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