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등 주요 생명·손해보험사들은 몇 년 전부터 GA를 설립해 자회사로 두고 있다. 상품·서비스의 개발과 판매조직을 분리해 효율성을 찾는 '제판분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올들어서는 동양생명이 '마이엔젤금융서비스'를, 푸르덴셜생명은 'KB라이프파트너스'를 출범시켰다. 흥국생명 등 업계 중하위권에 해당하는 보험사들도 자회사형 GA 설립을 준비 중이다.
보험사들이 제판분리에 나선 건 복합적인 요인이 반영됐다. 우선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보험업계의 성장성이 악화하면서 판매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제판분리를 하게 되면 보험사는 상품개발과 자산운용에 집중하는 한편,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덜게 된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들도 보험시장에 눈독 들이고 있어 경쟁력 확보를 위한 보험사 소속 GA가 필요한 시기다. 자회사로 둔 GA는 보험상품을 전문 취급하며 자사 상품은 물론 생보, 손보 영역을 넘나드는 상품 판매로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 판매할 수 있는 상품군이 확대되면서 설계사들의 수수료 수입도 덩달아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속설계사들의 소득은 생·손보사 영역 모두 크게 감소하는 중이다.
영업 채널에서 GA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보험사들이 자회사 GA를 대항마로 키우는 측면도 존재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GA 소속 설계사 수는 24만7535명으로 전년 대비 13.7% 늘었지만, 보험사 전속 설계사 수는 17만240명으로 8.8% 줄었다. 결국 보험사 경쟁력이 영업력에서 나오는 만큼 자회사 GA 규모를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지난해 출범한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대형 GA 피플라이프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소속 설계사만 1만7000명 규모로 이미 업계 최대 수준이지만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 자회사형 GA는 생·손보 상품 가리지 않고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하다"며 "자사는 물론 타사 상품을 취급하며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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