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14 프로'를 일주일간 써 본 느낌이다. 외관 상으로는 전작과 달리 'M자 모형'의 노치가 아니라 알약 모양의 펀치홀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애플은 자사 강점인 UX(사용자경험)를 활용해 펀치폴 디스플레이에 다이내믹 아일랜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를 통해 거슬릴 수도 있는 상단 부분에 상호작용이 가능한 직관적인 알림을 제공하도록 했다. 앱을 실행하다가 사용을 중단하면 다이내믹 아일랜드에 정보가 표시되고 다시 이 화면을 누르면 실행 화면으로 돌아간다. 멀티태스킹에 유용한 기능이다. 이를 통해 재생 중인 음악을 알려주고 음성메모를 인식하기도 한다. 앨범 커버 색상이 노란색이면, 다이내믹 아일랜드에 뜨는 웨이브 파형도 노란색으로 디자인 된다. 택시가 올 때 남은 시간이나 야구 경기의 실시간 스코어도 확인할 수 있다. 두 가지 활동을 동시에 하는 경우에도 우선 순위에 따라 영역을 쪼개서 나타난다. 120㎐ 주사율로 화면 동작도 자연스러웠다.
다만, 아직 애플이 직접 만든 앱이나 일부 앱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아쉬운 점이다. 위치도 노치보다 아래 쪽으로 내려와 화면이 꽉 찬 비율의 영상을 감상할 때 일부 화면이 잘리는 현상이 있었다.
아이폰14 프로는 'A16 바이오닉 칩' 탑재로 기본 성능과 체력도 개선됐다. A16 바이오닉 칩은 A15 바이오닉 칩에 비해 20% 더 적은 전력을 소모하는 고속 CPU(중앙처리장치)를 갖췄으며, 메모리 대역폭도 50% 확장됐다.
특히 아이폰 최초로 탑재된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는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여줬다. 4개의 픽셀을 묶어서 하나처럼 쓸 수 있는 쿼드 픽셀 센서를 갖춰 저조도 환경에서 찍는 사진을 개선했다. 전문가급의 사진을 구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카메라 '인물 모드'에는 2배 줌이 추가돼 더욱 자연스러운 인물 사진이 가능했다. '돌비 비전 HDR 포맷' 등 차세대 영상 촬영 포맷을 탑재해 액션 모드로 뛰거나 걸으면서 촬영을 해도 짐벌과 같이 흔들림이나 진동을 보정해 깔끔한 영상을 구현했다.
상시 디스플레이 기능인 AOD(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는 잠금화면이 계속 켜져 있어 시간을 확인하거나 어두운 상황에서 유용했다. AOD 화면이어도 한 시간에 1% 정도 배터리가 닳는 정도다. 충돌 감지 기능도 살펴볼 만하다. 승용차 탑재 상황이 기본값으로, 자동차 충돌 사고를 감지해 응급 서비스에 자동으로 전화를 걸고 긴급 연락처로 알림을 보내 준다.
디자인 면에서는 일명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모습)'가 여전한 점이 아쉬웠다. 카메라 성능 강화가 원인이지만 후면으로 단말을 내려놓으면 덜컹거렸다. 미국 현지 출고가는 전작과 동일하게 책정됐지만, 환율 영향으로 국내 아이폰14 가격은 비싸졌다. 아이폰14 프로 가격은 155만원(128GB)부터 책정됐다.
이번 아이폰14 시리즈에서 기본 모델 대비 프로 모델의 반응이 뜨거운 이유는 카메라 성능과 다이내믹 아일랜드 등 애플 특유의 고급화 전략 덕분으로 풀이된다. 부담스러운 가격에도 고성능에 대한 이용자 수요가 그만큼 많은 셈이다. 향후 애플페이의 국내 진출 여부도 아이폰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보인다. 글·사진=김나인기자 silkni@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