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의 모바일 AI(인공지능) 챗봇 캐릭터 '캐빈'이 인기다. 고객 상담에 쓰이는 챗봇이지만 캐빈은 단순한 챗봇 서비스 이상을 지향한다. 캐빈의 목표는 고객에게 맞춤 자동차금융 서비스를 제안하는 AI컨설턴트다.
캐빈은 타 금융사 챗봇과 비교해 자동차금융 분야에서 만큼은 최고다. 지난달 선보인 '자동차금융 추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캐빈은 가장 먼저 고객이 지불할 수 있는 월 납입금이 얼마인지 묻는다. 자동차가 아닌 고객의 경제상황을 서비스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후 예산에 맞는 차종과 옵션은 물론 이런 차량을 할부구매나 임대(리스·렌트)할때 각각 월 얼마를 내야 하는지 알려준다.
이전에는 새 차가 필요한 고객이 현대캐피탈 앱에서 원하는 차종과 할부·리스·렌트 등 원하는 금융상품을 정하면 월 납입금을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방식은 확인된 월 납입금이 고객의 주머니 사정과 맞지 않다면 고객도, 현대캐피탈도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캐빈 서비스 개발을 담당한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차량을 중심으로 한 기존 방식의 아쉬운 점을 개선하고,자동차 구매 계획을 세워본 적 없는 잠재 고객이나 비대면 채널을 선호하는 MZ세대 등이 새로운 자동차 구매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고민했다"고 전했다.
사용하기 편리한 점도 인기 비결이다.별도의 음성이나 텍스트 입력 없이 캐빈과의 채팅창에서 최소 5번의 터치만으로 추천 차량과 월 납입금을 알아볼 수 있다. 30초 안에 완료되는 이런 과정은 상담원 안내 등을 통해 진행되던 기존 프로세스에 비해 훨씬 간편하고 효율적이다.고객의 답변을 기반으로 고객이 염두에 두지 않았던 차량까지 제안해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현대캐피탈은 AI 챗봇 서비스를 '기술'에서 '고객 경험(UX)'의 영역으로 고도화했다.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매년 300만건 이상의 현대캐피탈 고객상담 데이터를 분석해 답변의 정확도와 실효성을 정교하게 높여가고 있다. 캐빈은 근저당 현황 조회 및 해지, 당월결제금·미납금 조회 및 결제,개인정보 변경, 각종 문서 발급 등 기존에 상담원을 거쳐야 해결할 수 있었던 대출상담 업무의 90% 이상을 처리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캐피탈에 어울리는 캐빈의 인격체를 설정하고, 말투와 답변 콘텐츠에 일관성을 부여했다. 그 결과 캐빈은 위트 있고 지적인 30대 남성 캐릭터로, 밝고 긍정적이며 진실된 성격을 갖게 됐다. 또한 AI챗봇이 보편적으로 갖게 되는 친절함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금융 전문가로서 신뢰감을 주고자 과한 표현이나 말투상의 군더더기를 최대한 없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챗봇에 이처럼 생명력을 부여한 결과 고객들이 업무처리 뿐만 아니라 현대캐피탈의 정체성을 경험할 수 있게 됐다"며 "캐빈-고객 간 끊임없는 상호작용의 결과는 더욱 다양한 현대캐피탈의 서비스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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