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6일 윤석열 대통령의 아세안·G20 정상회의 순방에 대해 "언론탄압으로 시작해 빈손으로 돌아온 순방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4박6일의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며 "뚜렷한 외교적 성과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빈손 순방이었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문제 삼았다. 일본의 수출보복 조치에 따라 지소미아(군사정보보호협정)를 파기하기로 하고 조건부 유예했던 문재인 정부의 결정을 뒤집은 것이기 때문이다.
박 대변인은 "일본에는 사실상 지소미아 정상화를 약속해주는 굴욕외교를 보였고, 미국에는 IRA(인플레감축법)에 개정에 대해서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했다"며 "중국과는 서로 시각차만 확인하며 평행선만 달렸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실이 배포한 자료에 말은 성찬이었지만, 국익을 위한 실질적 성과는 찾아볼 수 없다"며 "윤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의 성과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따졌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이 미국, 일본, 중국 정상을 만난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하느냐, 아니면 대통령의 실언이나 실수 없이 마무리된 것에 안도해야 하는 것이냐"고 한탄했다.
박 대변인은 또 윤 대통령이 순방에 앞서 MBC에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를 한 것도 질책했다. 그는 "오히려 이번 순방이 남긴 것은 언론탄압과 깜깜이 순방에 대한 질타뿐"이라며 "순방 시작 전부터 MBC를 전용기 탑승에서 배제하고 동행기자단의 취재를 제한했다. 그로 인해 정상회담은 깜깜이로 진행했고, 기자들은 대통령실에 제공한 자료만 받아써야 했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보여주는 것만 보고 들려주는 것만 들으라는 권위주의 시대에나 가능한 후진적 언론관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겠다는 것"이라며 "이것이 정상적인 민주정부의 행태냐"고 반문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국정 무능과 실패를 언론탄압과 받아쓰기 보도로 감추려하지 말라"며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오전 4박 6일간의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