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영업이익 급감에도
역대 최대규모 550억 배당 단행
전액이 본사로 흘러가는 구조
할부상품 금리는 6%까지 올려
역대 최대규모 550억 배당 단행
전액이 본사로 흘러가는 구조
할부상품 금리는 6%까지 올려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전속 금융사인 모빌라이즈파이낸셜서비스(옛 르노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가 대규모 환차손에 따른 실적 부진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배당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금리 인상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여파로 최근 차 할부 금융상품의 금리를 6%까지 높였는데, 결과적으로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보다 프랑스 본사에 대한 배당을 늘리는 데 급급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모빌라이즈파이낸셜은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8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이는 고환율 여파에 외환거래손실액이 작년 45억원에서 올해 208억원으로 4배가량 뛴 여파로 분석된다.
회사는 3분기에만 156억원의 외환거래손실을 기록했다. 모빌라이즈파이낸셜의 외화부채는 2000여억원으로 이 중 달러 비중이 70%가량 된다.
그런데 회사는 올해 역대 최고액인 55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금액이 500억원을 넘은 것은 2019년(530억원) 이후 처음이다. 모빌라이즈파이낸셜은 통상 2분기에 연간 배당을 단행하며 2020년엔 3분기, 작년엔 4분기에 각각 배당을 했다.
그 동안 모빌라이즈파이낸셜은 통상 100% 내외의 배당성향을 보여 연간 순이익에 준하는 수준의 배당을 해왔다. 올해는 4분기 실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현 추세대로라면 연산 배당성향 비율은 올해 500% 내외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모빌라이즈파이낸셜은 프랑스 전속금융 본사인 RCI뱅크가 지분 100%을 소유하고 있으며, RCI뱅크의 대주주는 프랑스 르노그룹으로 역시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배당금 전액이 본사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다.
모빌라이즈파이낸셜 측은 이 같은 고배당의 이유에 대해 물었지만 함구했다. 업계에서는 완성차 시장 호조, 금리 상승 등에 하반기 전망을 지나치게 낙관해 이 같은 공격적인 배당을 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하반기부터 르노코리아의 생산이 회복된 데다, 시장 금리도 높아지면서 모빌라이즈파이낸셜은 3분기 누적 영업수익(매출)이 작년보다 53% 증가한 560억원을 기록했다.
르노코리아의 10월 누적 내수 판매량이 4만3825대로 작년보다 8.3%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모빌라이즈파이낸셜은 금리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한국 생산법인인 르노코리아의 배당이 위축되자 금융사로 이를 보전하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르노코리아는 2018년만 해도 1550억원을 배당했지만,
적자를 낸 2020년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작년엔 배당총액이 113억원에 그쳤다. 과거에도 국내에 들어온 다수 외국계 금융사들이 높은 배당성향을 보이자 금융당국 등의 지적을 받은 사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들은 통상 시장 상황을 보수적으로 전망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현 고금리 기조는 금융업종에 우호적인 환경"이라며 "해외 기업들의 경우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금액이나 진출 시기 등을 감안해 배당을 단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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