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 중앙징계위원회는 이날 류 총경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를 통보했다.
류 총경은 울산중부경찰서장으로 근무하던 올해 7월 23일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는 총경 54명이 참석한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징계 절차에 회부됐다. 당시 류 총경은 회의를 중단하라는 상부 명령을 거부하고 회의를 계속했다가 대기 발령돼 감찰까지 받았다.
류 총경은 서장 회의를 12·12 쿠데타에 비유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겨냥해 "정치적인 중립을 훼손하는 절차를 진행하는 세력이 오히려 쿠데타 일당"이라고 지적하고, 자신의 감찰을 지시한 윤 청장에 대해선 "이중인격이 아니라면 그럴 수 없다"는 등 날선 발언을 했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이하 경찰직협)는 이날 류 총경에 대한 윤희근 경찰청장의 중징계 요구에 유감을 표했다.
경찰직협은 입장문에서 "당시 회의는 휴일에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이를 중단하라는 직무명령이 적정했는지 의문이고, 과거 검사 회의와 비교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청 시민감찰위원회는 9월 류 총경에 대해 경징계를 권고했으나 윤 청장은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중앙징계위원회에 요구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 9월 경찰청 시민감찰위원회가 류 총경에 대해 경징계를 권고한 것에 배치돼 논란이 불거졌다.
윤 청장의 징계위 요구로 이달 8일 위원회가 열렸다. 위원회에서는 류 총경이 서장 회의를 중단하라는 윤 청장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은 물론, 이후 언론과 잦은 인터뷰도 문제 삼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의 복종 의무와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류 총경은 서장 회의를 중단하라는 명령은 정당한 지시가 아니고, 언론과의 인터뷰는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총경은 법원에 징계결정 취소소송을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류 총경에 대해 중징계를 요청한 것을 두고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고 속내를 밝혔다. 윤 청장은 지난 12일 간담회에서 "14만 경찰 조직의 수장으로서 대내외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고민했다"며 "역사적 평가까지 염두에 두고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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