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이던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경쟁력이 30위권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7위에서 1년만에 20계단 이상 낮아졌다.
3일 인터넷 속도 측정 사이트 '스피드 테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 평균속도는 다운로드 기준 171.12Mbps로 34위로 집계됐다. 2019년 2위에서 2020년 4위, 2021년 7위로 떨어진 후 빠르게 하락한 결과다. 특히 최근 몇 개월 사이 하락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2022년 국가지능정보화 백서'에서 지난해 8월 스피드 테스트의 조사 결과를 인용한 것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 속도는 210.72Mbps로 세계 19위였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초고속인터넷 다운로드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는 모나코(320.08Mbps)였고 싱가포르(295.78Mbps)가 뒤를 이었다. 인구가 2000만명에 육박하고 면적도 넓은 칠레(291.62Mbps)가 일정 규모 이상 국가 중에서는 평균속도가 가장 빨랐다. 중국은 276.10Mbps로 6위, 프랑스는 272.94Mbps로 7위로 평가됐다.
업계는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 평균속도 순위가 크게 떨어진 데 대해 초고속인터넷망을 상대적으로 앞서 구축하면서 품질이 열위인 광동축혼합망 등을 사용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이와 달리 후발국들은 빠른 속도를 지원하는 광케이블을 구축했다.
평균속도 순위는 낮아졌지만 이용자들이 불편을 느끼는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한다. 유튜브 등에서 1080p 동영상을 무리 없이 시청하려면 5Mbps, 고화질의 UHD방송을 보려면 30MMbps 속도가 필요하다. 다만 가상현실, 메타버스 등 대용량 콘텐츠를 소화하기에는 현재 속도로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모바일인터넷 평균속도에서는 우리나라가 3위를 차지했다. 2021년 11월에 비해서 한 단계 떨어진 순위다. 지난해 11월 기준 모바일인터넷 속도 1위는 아랍에미리트(UAE), 2위는 카타르였다. 세계 평균 초고속인터넷 다운로드 속도는 148.48Mbp, 모바일 속도는 87.36Mbp였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