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 연봉 50% 책정
현대오일뱅크는 기본급 1000%
정치권선 '횡재세' 도입 목소리
현대오일뱅크는 기본급 1000%
정치권선 '횡재세' 도입 목소리
정유업계가 지난해 국내 산업계의 전반적 불황에도 국제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강세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두둑한 성과급을 챙기게 됐다.
2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지난 20일 임직원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회사는 지난해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헌신적으로 노력해 주신 구성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작년도 경영실적 달성에 대한 성과급으로 기본연봉의 50%를 1월 27일에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GS칼텍스의 지난해 1~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4조3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까지 합하면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GS칼텍스 재직 인원은 3268명이고 이들의 1인 평균 연간 급여액은 1억1147만원이다. 단순 계산해보면 이번에 지급될 성과급은 평균 50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도 모든 임직원에게 월 기본급의 10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6% 증가한 2조7770억원을 기록한 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실적에 연동하는 성과급 제도를 운영한다. 2021년 성과급은 기본급의 600%였는데, 지난해 정유 업황 호조로 호실적을 내면서 이번에 400%포인트가 늘어난 성과급을 받게 된 것이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12조원 넘는 흑자를 거뒀다. 상반기 실적만으로도 역대 연간 기준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뛰어넘은 전례 없는 호황이었다. 하반기 들어 유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연간 최대 실적 달성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 근로자들은 2022년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성과급을 받게 됐다. 정유4사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에는 5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2021년에는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한 푼도 주지 못한 적이 있다.
현재 업계의 최대 관심은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성과급이 어느 수준에서 결정될지 여부다. 지난해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은 기본급의 1000%를, 상대적으로 임직원 수가 적은 에쓰오일은 기본급의 1600%를 성과급을 지급했다.
아직 성과급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양사 모두 호실적 덕분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그 이상을 지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160% 증가한 4조68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186% 증가한 3조5656억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올렸다.
정치권에서는 횡재세 도입 목소리가 다시 나오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횡재세를 제도적으로 확실하게 도입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며 "과도한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은 유럽 등에서 채택하는 횡재세만큼은 아니더라도 부담금 등을 통해 국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상쇄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