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작년 4분기 대형건설사 현장서 사망 근로자 11명 발생"
DL이앤씨, 5분기 연속 사망사고
작년 1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처분은 아직도 감감무소식
작년 1월 말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기 시작했지만 대형 건설사들의 안전관리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 건설현장에서 54명이 사망했고, 이 중 국내 100대 건설사 현장에서는 총 9개사에서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대 건설사 중 9개사에서 11명의 사망자 나와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4분기에 건설사고 사망자가 발생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대 건설사 및 관련 하도급사, 발주청, 지자체 명단을 26일 공개했다.
국토부가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CSI) 통계를 분석한 결과, 작년 4분기 중 건설사고 사망자는 총 54명이며 이 중 100대 건설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11명이었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100대 건설사는 총 9개사다. 특히 작년 10월 SGC이테크건설이 시공을 맡은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외가천리에 있는 KY로지스 저온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서 작업자 3명이 추락해 숨졌다.
출처 국토부
이어 삼성물산, DL이앤씨, GS건설, DL건설, 중흥토건, 제일건설, 대보건설, 극동건설 공사 현장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특히 시공능력평가 순위 3위인 DL이앤씨에서는 2021년 10월부터 작년 3월과 4월, 8월 10월 등 5분기 연속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5건이었지만 사망자는 6명이었다.
100대 건설사 사망사고와 관련된 하도급사는 지엘기술 등 8개 사다.
이 기간 사망사고가 발생한 공공공사의 발주청은 12개 기관이었고, 사망자는 14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7명 감소했다.
민간공사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4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2명 늘었고,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인·허가 기관은 안성시, 화성시로 각각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민간공사 중 6명의 사망자는 인·허가기관이 없는 직영공사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는 대형건설사와 관련 하도급사의 소관 건설현장에 대해 3월까지 특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특히 작년부터 4분기 이상 연속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하거나 중대한 건설사고가 발생한 건설사에 대해서는 점검인력과 점검기간을 확대하는 집중·정밀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번 특별점검에서는 DL이앤씨와 SGC이테크건설의 현장에 대해 강도 높은 집중·정밀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사망자 가장 많았던 건설사고 현장, 처분은 아직도 미정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도 지난해 건설사고는 끊이지 않고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2년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작년 건설업에서는 328건의 사고가 발생해 341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과 제조, 기타업종을 다 합친 재해조사 대상의 사망사고가 611건, 644명이라 이 중 절반의 사고가 건설업종에서 발생한 것이다.
건설업 사고사망자 341명 중 '떨어짐'이 204명(59.8%)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무너짐 25명(7.3%) △끼임 24명(7.0%) △부딪힘 23명(6.7%) △물체에 맞음 23명(6.7%)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인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 중 지난해 10대 건설사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사망자는 25명이었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가 일어난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DL이앤씨가 5명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해 1월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관련, 시공사인 현산에 대한 행정처분은 아직도 확정되지 않았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에는 위반 행위가 적발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행정처분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참사 이후 건설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할 수 있는 관련 법 개정도 이어졌지만 발의 단계에서 멈춰있는 상태다.
현산 본사가 서울에 있어 처분권한이 서울시에 있는 터라 국토부는 서울시에 등록말소나 영업정지를 염두에 둔 '가장 엄중한 처벌'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지난해 말 현산에 대한 2차 청문까지 열었지만 이를 비공개로 진행해 내용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고, 1심 재판 결과만 지켜보자는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현장은 오는 3월부터 철거가 시작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