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적 현안이 된 전세사기의 피해가 20·30대 청년 서민층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의 무주택 청년 전세대출 지원금을 받을 가로챈 전세사기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청은 전세사기를 '경제적 살인'에 해당하는 악성사기로 간주하고 작년 7월 '전담수사본부'를 설치해 6개월간 수사한 결과, 총 618건의 1941명을 검거하고 168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전년 검거인원 243명 대비 8배 증가한 수준이며, 구속인원은 11명에서 15배 늘어난 수치다.
대표적으로 전국에서 6100여채를 보유한 6개의 무자본 갭투자 보증금 편취 조직을 검거했다. 범행을 기획한 컨설팅업자와 임대인 등 14명을 구속했고, 가담자 350여명도 붙잡았다.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이 간편한 점을 이용해 허위 전세계약서로 공적 자금 성격의 전세자금 대출 수백억 원을 편취한 전국 15개 조직도 단속했다. 총책 및 주범급 85명을 구속하고 가담자 600여명을 검거했으며, 각종 전세사기 범행에 가담하거나 불법 중개행위를 한 공인중개사 373명도 잡았다.
이번 특별단속으로 드러난 주요 전세사기 범죄유형은 △전세자금 대출 편취로 공적 기금을 소진하는 '허위 보증·보험' △직접 혹은 속칭 '바지 명의자'를 내세워 조직적으로 다수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보증금·리베이트를 편취한 '무자본 갭투자' △법정한도 초과 수수료, 전세계약 중요사항 미고지 등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이 많았다.
피의자 신분별로는 △허위 보증·보험 유형의 가짜 임대인·임차인 △각종 전세사기 가담 및 불법 중개한 공인중개사 △'무자본 갭투자', '깡통전세' 등 보증금 미반환 임대인이 다수 검거됐다.
송치사건 기준(추가 확인 중) 확인된 피해자는 1207명, 피해금액은 2335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사회경험이 많지 않고 부동산 거래지식이 부족하거나 중개인 의존 경향이 큰 20~30대 청년층의 피해가 많았다.
이번에 적발된 피의자 중에는 가짜 임대인과 임차인을 끌어들여 정부의 무주택 청년 전세대출 지원금을 받아 가로챈 이들이 1073명에 달했다. 이들은 무주택 19세 이상~33세 이하 청년이라면 누구나 정부 보증으로 최대 1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가짜 전세계약을 통해 피해자 명의로 전세보증금을 받은 뒤 이를 돌려주지 않고 가로채는 수법을 사용했다.
피해자 1인당 피해금액은 1~2억원, 피해 주택유형는 다세대주택(빌라)가 다수로, 전세사기 피해가 대부분 서민층에 집중됐다.
경기남부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3493채를 보유한 소위 '빌라의 신' 사건의 임대사업자 등 5명을 구속하고 137명을 검거, 80여명을 수사 중이다.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사망 임대인' 사건과 관련, 다수의 저신용자 등에게 1475채의 주택명의를 전가하는 등 '바지임대인'의 배후세력으로 컨설팅업자 A씨 등 2명을 구속하고 7명을 검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