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승찬, 김종대 의원 보좌관 출신…21대 총선서 ‘제주시 을’ 지역구에 예비 후보로 나왔다 패배”
“부승찬 저서 부제가 ‘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이라는 점 주목해 볼 필요 있어”
“정치색 강한 인물…국방 관련 예민한 ‘비밀’을 책 통해 누설해도 되는가”
“책의 제목은 ‘안보’인데, 부제에 ‘천공 의혹’이 들어갔다는 점 더욱 기괴하다”
“무슨 타블로이드도 아니고 이 의혹으로 책 한권 내려 했나 하는 의도성 확연히 엿보여”
“부승찬 저서 부제가 ‘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이라는 점 주목해 볼 필요 있어”
“정치색 강한 인물…국방 관련 예민한 ‘비밀’을 책 통해 누설해도 되는가”
“책의 제목은 ‘안보’인데, 부제에 ‘천공 의혹’이 들어갔다는 점 더욱 기괴하다”
“무슨 타블로이드도 아니고 이 의혹으로 책 한권 내려 했나 하는 의도성 확연히 엿보여”
김연주 평론가는 5일 '대변인이 참…'이라는 제하의 입장문을 내고 "지난해 12월 5일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했다. 그의 말인즉슨 작년 3월에 '천공이 공관 관리관인 부사관의 안내로 육군 참모총장 공관을 둘러봤다'는 것을 '국방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들었다'는 것이었다. 또 같은 날 김 전 의원은 한 유튜브에서 김용현 경호처장이 천공과 함께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왔으며, 이후 대통령 관저가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바뀌었다고도 주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평론가는 "그러자 대통령실은 바로 다음날 김종대 전 의원을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김어준씨는 공모 혐의로 함께 고발했고, 이 이야기는 관심권에서 다소 멀어지는 듯 했다"고 '천공 의혹'의 전개 과정을 짚었다.
이어 "그런데 같은 내용이 지난 2일 다시 뉴스에 등장했다. 이번에는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방부 대변인이었던 '부승찬'이라는 이가 책을 발간하는데, 그 내용 중에 위와 같은 주장이 포함되었다고 보도됐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도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작년 3월에 당시 남영신 전 육군참모총장이 공관 관리관으로부터 김 경호처장과 천공이 공관에 왔었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이 내용을 4월 1일에 한 행사장 '화장실'에서 남 총장이 부 전 대변인에게 전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해당 부사관→전 육참총장→부승찬 전 대변인의 순으로 전언이 이뤄졌고, 이를 착실하게도 '일기'에 기록했던 대변인이 자신의 책에 이 내용을 담았다는 것"이라면서 "묘한 것은 두 가지. 우선 부 전 대변인의 책 제목이 '권력과 안보'라는 점"이라고 의구심을 품었다.
김 평론가는 "국방부 대변인을 지낸 사람이 안보 관련 책을 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터. 하지만 그 부제가 '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이라는 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며 "'비사'라면 비밀에 부쳐야 하거나 혹은 비밀스런 이야기라는 건데, 직을 관둔지 채 몇 달도 되지 않아 국방 관련 예민한 '비밀'을 책을 통해 누설해도 되는가 하는 '직업윤리'나 '규칙 준수'의 문제가 떠오른다"고 부승찬 전 대변인의 정치적 저의를 지적했다.
이어 "둘째, 이 '부승찬'이라는 사람의 정체성에 관해서다"라며 "그는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며, 지난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제주시 을' 지역구에 예비 후보로 나왔다가 경선에서 패배한 경력자이고, 대변인 당시에도 미사일을 미사일이라 하지 못하고 '미상의 발사체'라 칭했던 인물"이라고 부 전 대변인을 정치적 색깔이 강한 인물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즉 김 전 의원이 '국방부 고위 관계자'로 지칭했던 이가 바로 자신의 과거 보좌관 출신 '부승찬'이었다는 것이어서 이번 논란이 지난 뉴스의 '리플레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라며 "또한 부 전 대변인이 의원의 꿈을 가진 매우 정치색이 강한 인물이라는 점, 그리고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해야 할 대변인이 홍길동식 화법으로 오히려 사실을 오도하려 했던 과거가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고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김 평론가는 "이번 이슈로 부 전 대변인은 대통령실로부터 고발은 당했지만, 확실히 얻은 것도 있으리라 짐작된다"며 "전 매체에 본인의 이름을 알렸고 대중에게 존재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래서인지 부 전 대변인은 자꾸 '대통령실이 인근 CCTV를 공개하라'고 언론에 나와 요구하고 있는데, 그건 의혹을 제기한 측에서 밝혀야 할 사안"이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지난해 당대표 경선에서 박용진 의원에게 '마녀가 아닌 증거를 어떻게 대느냐?'고 하지 않았던가. 밝힐 의무는 논란을 제기한 측에 있다"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거론하며 부 전 대변인 측이 '천공 의혹'과 관련한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김 평론가는 이같은 정치권 논란을 두고 "유독 후진적이라 여겨지는 우리 '정치'는 한 발짝도 앞으로 못 나아가는 것인가 하는 자괴감이 짙어진다"고 씁쓸한 심경을 내비쳤다.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 및 관저 이전은 국민과의 약속인 대선 공약을 이행한 것으로, 수많은 공무원의 면밀한 검토를 거쳐 실행한 것"이라면서 "역술인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였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가짜 의혹을 제기한 것은 공무원들과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악의적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떠도는 풍문 수준의 천공 의혹을 책으로 발간한 전직 국방부 직원과 객관적인 추가 사실확인도 없이 최초 보도한 두 매체 기자들을 형사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 사람의 말로 전달된 풍문이 정치적 목적으로 가공될 때 얼마나 허무맹랑해질 수 있는지 '청담동 술자리 가짜 뉴스' 사례를 통해 국민들께서 목도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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