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성장 잠재력이 큰 전장과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신사업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7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체 규모는 5957억달러(약 774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 매출이었던 2021년 5928억달러를 뛰어넘은 수준이다.
다만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의 매출은 전분기 대비 9%, 전년 동기 대비 18%가량 하락한 1324억달러에 그치면서 '다운사이클'에 진입했다.
업체별로는 2021년 글로벌 반도체 매출 규모 2위 기업이었던 삼성전자가 1년만에 인텔로부터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매출액이 10.8% 감소했으나, 인텔의 매출 감소폭(20.6%)이 더 컸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사업부문 매출은 670억5500만달러, 인텔은 608억1000만달러로 양사의 지난해 매출 합계는 전년 대비 약 240억달러가 줄었다.
삼성전자와 함께 글로벌 메모리시장을 삼분할하고 있는 SK하이닉스(341억달러)와 마이크론(268억7000만달러)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가량 하락했다. 순위도 한 단계씩 떨어진 4위와 6위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각각 4위와 6위였던 퀄컴과 브로드컴은 367억2200만달러와 269억5600만달러의 매출을 각각 기록하며 25% 이상의 성장세를 보여 한 단계씩 순위가 올라갔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종식에 따른 IT제품 수요의 급격한 하락과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의 높은 투자에 따른 과잉 재고가 발생했다. 특히 4분기에는 메모리 공급사들이 초과 재고를 줄이기 위해 판매 확대에 나서며 가격이 더욱 하락했다. 반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전년과 비교해 약 21% 시장이 확대되는 등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올해 1분기에도 이 같은 메모리반도체의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삼성과 SK는 메모리에 집중된 반도체 사업 구조를 전장과 AI 등 시스템반도체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AI반도체 전문기업인 암바렐라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수주했다.
이번 수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5나노 공정의 차량용 반도체 수주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최신 4나노 공정까지 차량용 제품 수주와 신규 고객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SK는 지난해 SK텔레콤에서 스핀오프한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업체) '사피온'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신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 SK하이닉스 등 SK그룹의 ICT 3사가 투자해 설립한 사피온은 올해 서버용 AI반도체를, 내년에는 자율주행 전용 AI반도체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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