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일본사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 류순미 옮김 / 더봄 펴냄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 류순미 옮김 / 더봄 펴냄
![[논설실의 서가] 낫토·스시·스키야키로 버무린 일본 역사](http://contents.dt.co.kr/images/202303/2023031302102369061002[1].jpg "[논설실의 서가] 낫토·스시·스키야키로 버무린 일본 역사")
일본에서 국민 음식으로 불리는 '낫토'는 우연하게 생겨난 식품이다. 11세기 일본 헤이안 시대 무장 미나모토 요시이에는 전투를 위해 이동하는 도중에 이상한 콩을 발견했다. 말 먹이인 지푸라기 위에 버려져 있던 삶은 콩이 실타래처럼 늘어지며 발효되어 있는 것을 본 것이다. 이것이 낫토의 시초다. 낫토는 에도시대 대중이 즐겨먹는 음식이 됐다.
'스시'는 생선이나 육류를 소금과 밥 사이에 넣어 숙성시킨 음식을 뜻했다. 숙성시켰기 때문에 자연스레 신맛이 나게 됐다. 생선과 육류를 저장하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밥은 먹지 않고 숙성된 육류와 생선만 먹었다고 한다. 나중에는 모두를 다 먹는 것으로 변천했다.
책은 낫토, 스시, 우동, 스키야키 등 일본 음식의 변천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 소개한다. 세계사의 변동에 따라 일본의 음식문화가 어떻게 변화하고 재편되었는지도 설명해준다. 예를 들면 일본 된장은 백제에서 유래됐다. 서기 660년 백제가 망하자 많은 백제인들이 일본으로 이주했다. 이 중에는 된장을 담그는 장인이 많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래서 아주 오래전 일본에서는 된장을 '고려장'(高麗醬)이라고도 불렀다. 일본에서 육류 요리가 발달하지 못했던 것은 불교 문화와 관련이 있다. 7세기 텐무 일왕은 살생을 금지하는 명을 내려 육식을 엄금했다.
책은 식탁 위에서 흥미롭게 펼쳐지는 일본의 음식문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민 음식에서부터 에도 시대 부유한 상인들과 함께 등장한 고급 요리 '가이세키'까지 일본 음식의 변천사와 역사를 씨줄 날줄로 엮었다. 음식 문화를 중심으로 재조합된 일본 역사의 의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친숙한 일본 음식을 통해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인 일본을 재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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