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최측근 "재판소 정밀 타격…판사들, 하늘 잘 살펴야 할 것"
ICC 체포영장 발부에 "미국의 강력한 지시" 배후설도 주장
ICC 체포영장 발부에 "미국의 강력한 지시" 배후설도 주장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0일(현지시간) "ICC의 체포영장 발부 결정이 국제법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같이 반발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글에서 "사실상 전무했던 ICC의 권위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미국이 저지른 범죄 조사를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완전히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해군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이 네덜란드 헤이그의 ICC 본부를 타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그는 또 "이런 상황에서 ICC에 참여하지 않는 핵강국(러시아)의 대통령을 재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미국으로부터 가장 강력한 지시가 들어왔기 때문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미국은 모두 ICC 참여국이 아니다.
그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에) 어떠한 실질적 가치도 없다는 게 명백한 사실"이라면서 "반면 국제법에 대한 영향은 엄청날 것이며, 국제법의 기초와 원칙이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엔과 다른 기구들의 모든 어리석은 결정들이 무너져 내릴 것이고, 모든 국제관계 체제의 어두운 퇴조가 도래하고 있다"도 주장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러시아 해군이 보유한) '오닉스' 극초음속 미사일이 북방함대 함정에서 헤이그의 ICC 건물을 정밀 타격하는 상황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면서 "이 미사일은 요격이 불가능하다"며 협박을 그치지 않았다.
이어서 "재판소는 단순히 보잘것없는 국제기구일 뿐이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 국민이 아니기 때문에 (나토가) 전쟁을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니 판사들은 하늘을 잘 살펴야 할 것"이라고 조롱했다.
ICC는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 러시아군이 현지 어린이들을 납치해 자국으로 대거 강제 이주시키는 등 전쟁범죄를 저지른 데 대한 책임을 물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크렘린궁은 앞서 러시아가 지난 2016년 ICC에서 탈퇴했기 때문에 자국 시민은 ICC의 사법 처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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