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지도부가 '서민금융'을 주제로 출범 이래 첫 민생현장 행보를 했다. "민생 해결사"를 자처한 당과 금융당국이 동행해 사실상의 당정 민생간담회 형식이 됐다.
김기현 대표는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찾아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재연 서민금융진흥원장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당 측에서 성일종 정책위의장,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윤한홍 의원, 강민국 수석대변인과 구자근 당대표비서실장 등이 함께 했다.
김 대표는 '3고(高)' 현상과 취업난 등을 거론하며 "서민들은 가장 먼저 충격받는 계층인데, 급전조차 구할 수 없어 마르는 분들이 많다"며 "개인파산이 줄을 잇고 부업 뛰는 가장이 37만명으로 역대 최다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취약계층이 고율 사채·대부업, 불법사채로 몰리는 빚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에 따라 국가와 재정당국의 서민금융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당국에 "정책자금으로서 서민금융 상품들의 지원 대상·규모를 재점검하면서 예산과 규모를 더 늘릴 수 있는 조치가 선제적으로 필요하다"며 "재무 조정과 신용회복 절차를 통해 금융·복지, 고용 종합상담지원 프로그램도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는 당의 역할에 대해서도 "작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국회에서 수혜가 높은 최저 신용자의 특례보증 예산을 (원안대비 2배로) 증액시켰다"면서도 "꼭 필요한 지원이 적재 적시에, 적소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앞으로도 더 많이 강화해 나갈 작정"이라고 전했다.
성 의장도 김 대표가 현안을 적극적으로 챙길 것이라고 거들었다.
김 금융위원장은 "정부는 지금같이 경제가 어려울 수록 취약계층에 관한 관심과 지원이 중요하다고 인지하고 있다"며 "당정이 힘을 합쳐 서민들을 위한 보다 더 나은 질적 지원 확대와 근본적인 어려움을 덜어드리려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현장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고금리 시기이기에 지원의 대상자도 규모도 좀 더 넓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면서 20·30대 청년 신용회복 적극 지원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활동할 에너지가 있는 2030이 저신용 때문에 경제적 활동에 어려움이 생기지 않도록 다른 계층보다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위원장과 이 진흥원장은 "검토하고 있고, 대통령께서도 특히 그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시기에 지금 내용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초고속 파산 사태로 떠오른 '예금자 보호 한도 확대론'에 대해 김 대표는 "필요한 안전장치가 잘 작동되고 있는지" 점검이 우선이라며 신중론을 취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20일 민생·경제 위기 극복을 취지로 조수진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민생희망특별위원회(가칭)'를 발족하며 민생행보에 잰걸음하고 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민금융 민생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공동취재·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