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중국 하이난성 휴양도시 보아오에서 개막
최태원·반기문 참석...4년만에 오프라인으로 진행
최태원·반기문 참석...4년만에 오프라인으로 진행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이 28일 중국 하이난성의 휴양도시 보아오에서 막을 올렸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서 4년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중국 정부의 대외 이벤트를 보는 각국 참석자들의 눈치보기가 빨라졌다. 국내에서는 포럼 개최 전후로 양대 반도체 기업 총수가 중국을 찾았다.
28일 보아오포럼 사무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2023년 연차총회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31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는 행사에 세계 각국의 총리나 경제부처 장관, 재계 인사들이 모이고 있다.
올해 포럼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4년 만에 전면적인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된다. 코로나19로 행사 자체가 취소됐고 2021년과 지난해에는 온라인 위주로 진행됐다.
올해 참석자들은 회의 기간 '발전과 보편적 혜택', '거버넌스와 안보', '지역과 글로벌', '현재와 미래' 등 4개 분야의 의제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게 된다. 포럼 측은 산업망과 공급망,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중국식 현대화, 과학기술 경쟁과 협력, 세계 경제 전망, 기후변화, 지식재산권 등을 주제로 다양한 토론회와 민영기업가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한다.
한국에서는 보아스포럼 이사인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의 회장), 그리고 포럼 이사장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오영훈 제주지사가 참석한다. 최 회장은 29일 '기업의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성과 측정' 세션에 토론자로 나설 예정이며 같은 날 반 전 총장은 기후변화가 전 세계의 경제와 사회 발전에 끼치는 영향 등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이 이 기간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글로리아 아로요 전 필리핀 대통령, 카를로스 쿠티에레스 전 미국 상무장관, 제니 시플리 전 뉴질랜드 총리, 저우샤오촨 전 중국 인민은행장, 리바오둥 전 중국 외교부 부부장,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 존 리 홍콩 행정장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리셴룽 총리와 산체스 총리는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시 주석은 올해 하반기 유럽연합(EU) 이사회 의장을 맡은 산체스 총리와 만나 우크라이나 문제의 해법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마잉주 전 대만 총통도 지난 27일 전·현직 총통 중 74년 만에 처음 중국을 찾았다. 반면 차이잉원 현 대만 총통은 다음달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30일 열리는 공식 개막식에서는 시진핑 주석 대신 중국의 2인자 리창 신임 총리가 기조연설을 맡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중국 정부를 대표해 중국 경제 정책 등을 소개하는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로서는 세계 정재계에 데뷔하는 자리다.
포럼 주최측은 올해 규모 면에서 2019년 수준을 완전하게 회복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미중 무역갈등이 첨예해지면서 참석자들도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보아오포럼은 형식적으로는 비정부 기구가 주최하지만 실제로는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당초 윤석열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도 제기됐으며, 한덕수 국무총리는 물론 오세훈 서울시장도 참석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2018년과 2019년에는 이낙연 총리가 참석했고, 당시 리커창 총리와 회담하기도 한 것과 대비된다.
과거 보아오 상임이사를 지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그보다 앞서 25~27일 베이징에서 열린 '2023년 중국발전고위급포럼(중국발전포럼)'에 참석할 뿐 보아오포럼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다른 재계 인사도 참석하지 않는다.
지난 2021년 포럼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스티븐 몰런코프 퀄컴 CEO, 팻 겔싱어 인텔 CEO,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설립자 레이 달리오, 세계최대 운용사 블랙록의 로런스 핑크 회장 등이 온라인 참석자 명단에 포함됐다. 다만 보아오 포럼 측은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행사에 참석했는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위해 매년 보아오포럼에 참석하는 한편, 이재용 회장은 지난 23일 베이징 도착 이후 동선을 공개하지 않고, 베이징 인근 시안에 위치한 삼성 반도체 공장에도 방문하지 않은 조용한 방중 행보를 보였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국의 중국 견제가 노골화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줄타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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