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신제품 켈리 출시
발아 늘려 부드럽고 더블 숙성
10년 집권 OB '카스'에 도전장
발아 늘려 부드럽고 더블 숙성
10년 집권 OB '카스'에 도전장
내년에 100주년을 맞는 하이트진로가 카스의 10년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테라'에 이은 신제품 '켈리'로 협공을 펼친다. 2019년 '테라' 출시 이후 4년만에 선보이는 신제품으로 연합작전을 펼쳐 국내 맥주 시장 1위 탈환을 노린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30일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 열린 '반전라거-켈리'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테라가 출시 초기부터 빠르게 성장해 주류업계 판도를 뒤집었지만, 코로나19,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 등 예상치 못한 상황들로 인해 우리가 목표했던 국내 맥주시장 1위 탈환은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며 "켈리로 맥주시장에서 강력한 돌풍을 일으켜 소주에 이어 맥주에서 1위 탈환을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현재 맥주시장에서는 오비맥주가 카스를 앞세워 2012년 국내 맥주시장에서 16년만에 왕좌를 탈환한 이후 줄곧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출시후 100일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던 테라는 코로나 시국에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점유율 확대에 애를 먹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켈리의 출시 초기 3개월 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이 기간 마케팅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최단 기간 두 자릿수 MS(시장 점유율)를 목표로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가 켈리의 성공을 자신하는 근거는 과거 연합작전에서 얻은 성공 DNA다. 회사는 참이슬과 진로이즈백 2개 라인업을 동시 가동하는 전략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바 있다.
그러나 업계 일부에서는 켈리와 테라와의 제품 간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오 상무는 "테라보다 경쟁사 오비맥주의 '카스'가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파이가 더 크다"며 "카니발라이제이션이 생긴다해도 카스 파이에서 가져올 것이 더 크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켈리가 테라보다 카스의 점유율을 낮추는 데 더 영향을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는 4월 4일 첫 출고되는 올몰트 맥주 켈리는 덴마크산 프리미엄 맥아만을 100% 사용하고 두 번의 숙성 과정을 거친 것이 특징이다.
지난 3년간 공법 연구·개발, 총 128개 시제품 테스트 등을 거쳐 입에 부드럽게 닿아 목으로 넘어갈 때 강렬한 탄산감을 느낄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어냈다. 일반 맥아보다 24시간 더 발아시키는 '슬로우 발아'로 부드러움을, 7℃에서 1차 숙성한 뒤 -1.5℃에서 한 번 더 숙성시키는 '더블 숙성 공법'으로 강렬한 탄산감을 살려 두 가지 속성의 맛이 공존하는 주질을 구현했다.
제품명 켈리는 'KEEP NATUALLY'의 줄임말로 인위적인 것을 최소화하고 자연주의적인 원료, 공법, 맛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하이트진로는 설명했다.
켈리의 패키지는 국내 레귤러 맥주 최초로 '앰버(Amber)' 컬러 병을 개발해 적용했다. 부드러움을 강조한 병 어깨의 곡선과 병 하단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직선으로 제품의 특징을 표현했다.
이 제품은 내달 4일 첫 출고 이후 전국 대형마트, 편의점 등 가정 채널과 음식점, 유흥업소 등 유흥 채널에서 동시 판매될 예정이다. 출고 가격은 기존 맥주와 동일하고 알코올 도수는 4.5%다.
김 사장은 "시장과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변화하고 혁신하면 살고, 멈추면 죽는다"면서 "'변즉생정즉사(變卽生停卽死, 바뀌면 살고 머무르면 죽는다)'의 각오로 소비자와 함께 미래를 향한 우리만의 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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