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면세점별 매출액 현황'을 보면 롯데, 신라, 신세계 등 국내 대기업 면세점 매출이 2019년 24조8586억원에서 2022년 17조8164억원으로 감소했다.
한국 면세업계가 2016∼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에 이어 2020년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부진을 이어간 여파로 분석된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3년 만에 매출이 4조원이 넘게 빠졌다. 2019년 9조3539억원, 2020년 6조2210억원, 2021년 5조6695억원, 2022년 5조3469억원이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은 2조원 이상 줄었다. 2019년 6조5873억원, 2020년 3조3855억원, 2021년 4조3396억원, 2022년 4조3505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세계도 2019년 4조4783억원에서 2022년 3조6668억원으로 매출이 18.12% 줄었다.
그 사이 세계 면세업계 순위도 바뀌었다. 영국 면세전문지 무디 데이빗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면세점 순위는 스위스 듀프리가 매출 9조3890억원을 기록하며 롯데와 신라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면세점 매출 순위는 2019년 중국 국영면세점그룹(CDFG)이 1위를 차지한 뒤 줄곧 CDFG, 롯데, 신라, 스위스 듀프리 순이었다.
K-면세점이 글로벌 시장에서 이전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업계는 다이궁(보따리상)과의 협상력을 강화하는 것부터 개선 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로 항공 노선이 줄자 면세점 사업자의 협상력이 약해지며 송객수수료율이 40% 후반대까지 상승한 상태다. 송객수수료는 여행사가 다이궁을 면세점에 보내준 대가로 면세점이 여행사에 지불하는 비용으로 면세점의 영업이익과 직결된다. 면세점은 다이궁이 구매한 상품 금액을 송객수수료율에 따라 여행사에 지급하고 있다.
현재 면세점들은 하반기에는 송객수수료율을 10~20% 정도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조정 작업을 진행중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이 송객수수료율이 10% 중반대, 많으면 20%대 초반대였지만 작년말엔 두 배 이상인 40% 후반대까지 치솟았다"면서 "면세점들은 이대로 가면 시장 자체가 무너진다고 판단해, 매출을 어느정도 포기하더라도 수익성 안정화를 이루자는 취지로 송객수수료율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이궁들은 할인율, 수수료를 보고 구매를 하기 때문에 수수료 조정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고 이것이 면세점 매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순 있다"면서도 "하지만 한국 면세품에 대한 다이궁들의 수요가 계속 있는 상황이어서 수수료율을 낮추더라도 다이궁들은 늘어나고 있고, 3~4개월 지나면 다시 매출이 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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