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4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발표한 35개 회원국 중 3% 이하를 기록한 5개국 안에 들었다. 스위스의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2.6%로 가장 낮았고, △그리스 3.0% △일본 3.5% △한국·룩셈부르크 각 3.7% 였다. 우리나라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하며, 1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4월 미국은 4.9%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이탈리아(8.2%), 영국(7.8%), 독일(7.2%), 프랑스(5.9%) 등 유럽 국가들의 고물가도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의·식·주 관련 물가 지수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달 4.3%로 전년 동월(4.1%)보다 0.2%p 높게 나타났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3.9%로 전년 동월(3.4%)보다 높았다.
두 지수는 근원 소비자물가 지수로, 일시적 외부 충격에 의해 물가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한 지수로서, 장기적이고 기초적인 물가추세를 보여주는 지표다. 유류비 하락 등의 외부 요인을 제외하면, 실생활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의류 및 신발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8.0%나 올랐다. 이는 1992년 5월(8.3%) 이후 31년만에 최고치다. 의류·신발 물가 상승률은작년 4월까지만 해도 1.8%에 그쳤지만, 작년 5월 3%대, 작년 11월 5%대로 올랐고 올해 3월과 4월에는 각각 6.1%를 기록했다.
의류뿐 아니라 음식·숙박(7.0%), 기타 상품·서비스(6.4%), 가정용품·가사서비스(6.0%), 주택·수도·전기·연료(5.9%) 등도 5%대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특히 식용유지는 전년 동월 대비 14.2%나 올랐고, 커피·차 및 코코아(12.0%)와 과자·빙과 및 당류(7.1%), 어류 및 수산(7.3%), 기타 식료품(7.1%) 등도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국민들이 일상 생활에서 의·식·주 관련 고물가 상황은 여전히 진화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지수보다 상승률이 낮은 부문은 교육(2.2%), 보건(1.6%), 통신(0.9%), 주류·담배(0.2%), 교통(-6.9%) 등이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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