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5일 '감사원 정치감사 대응TF(태스크포스)'를 공식 출범하고,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직권남용 및 감사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하기로 했다. 감사원의 '국민권익위 감사' 결과 보고서 공개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한 공방전이 격화될 전망이다.
민주당 TF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권익위 감사 결과 의혹과 관련한 범행을 밝히고 처벌하기 위해 유 사무총장 등을 고발하기로 뜻을 모았다"면서 "아울러 감사원의 반중립적, 반독립적인 헌법 일탈 행위에 대한 국정조사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2일 감사원의 '권익위 감사' 주심위원인 조은석 감사위원이 감사원 내부 게시판 글에서 자신이 감사보고서를 최종 검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감사원 사무처가 보고서를 일반에 공개했다면서 "헌법기관에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감사원은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반박했다.
특히 감사원은 조 위원이 감사위원회 전 140쪽 분량의 중요사항에 대해 전부 책임을 묻지 않는 '불문' 의견서를 작성해 배포했고 감사위원회 과정에서 중요사항 전부에 대해 불문 의견을 제시했다고 했다. 진실공방 속 민주당은 조 위원의 주장에 따라 유 사무총장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이다.
TF는 "감사원은 독립적 헌법기관이라는 존재 이유도 버리고 최재해 감사원장의 고백처럼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어용 기관으로 전락했다"며 "도대체 왜 유 사무총장은 주심 감사위원의 열람도 패싱하고 성급히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어야 하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TF 소속인 김종민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유 사무총장의 파면과 형사 처벌, 감사원의 정치 감사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라는 3가지 목표를 갖고 TF가 출범했다"며 "만약 이것을 정부가 바로잡지 못한다면 '유병호 감사원'의 감사 농단은 (이 정부의) 제1호 국정농단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감사원 정치감사 대응TF 기자회견에서 최강욱 TF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태호, 김종민 의원, 최강욱 TF단장, 양이원영 의원.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