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베트남으로 파격 경제 행보가 집중되는 배경은 앞으로 수출 확대와 공급망 다변화, 그리고 외국인 근로자 인력 확보에 이르기까지 베트남이 중요한 역할을 할 거란 기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도 21일 베트남뉴스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금융, 상품 유통, 정보기술, 문화 콘텐츠, 서비스 분야 등 제조업 분야에서 서비스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인구가 1억명에 육박하는 거대한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인구 절반이 30세 이하일 정도로 젊은 나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저임금은 860~1240원으로 인건비가 한국의 8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이 6년 연속 재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 기업이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곳이다. 한류에 대한 친숙도도 높아 문화·뷰티 산업에서도 유망 시장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나라다.
이번 베트남 순방에 나선 장관들은 저마다 영역에서 경제 협력 행보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추 부총리는 개발·경제협력 분야에서 양국 간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추 부총리는 경제 수장으로서 베트남 순방에서 경제 성과가 극대화할 수 있도록 컨트롤타워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월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트남 경제부총리 회의에서는 무역 확장을 위한 정책 금융을 지원하고, 개발 금융을 통한 인프라 사업 발굴, 기업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정부 간 소통 등을 논의했다. 특히 추 부총리는 공급망 협력에서 베트남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당부하며 원자재 부문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 현지 기업과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수출을 촉진할 예정이다. 베트남은 우리나라의 1위 무역 흑자국이자, 3위 수출국인 중요한 국가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베트남 교역액은 876억 9800만 달러로 양국 사상 최대 교역액을 경신했고, 무역 흑자는 342억 5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우리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위해 노력할 전망이다. 이달 11일부터 출국 중인 이 장관은 사우디, UAE, 파리에 이어 베트남에서도 K-스타트업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연령이 젊고 해외 유학파에 의한 창업이 활발한 베트남은 스타트업 성장 잠재력이 큰 곳으로도 꼽힌다. 호치민과 하노이에는 설립된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에는 한국 스타트업 창업 보육 공간이 48개나 마련돼 있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K푸드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해 베트남으로 수출한 우리 농림수산식품 규모는 8억 7946억 달러로, 전체 수출액(120억 달러)의 약 6.6%를 차지한다. 정 장관은 21일 스마트팜 수출기업인 어밸브를 찾아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21일 다오 응옥 중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 장관을 만나 "베트남의 많은 근로자들이 한국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국 장관은 이날 한국의 고용허가제와 베트남의 노동허가서 발급 등의 현안을 집중 논의했다. 현재 국내에 E-9 비자(비전문취업)로 제조와 농축산, 건설 등의 분야에 종사하는 베트남인은 3만 2000여명에 달한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