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중국 눈치'를 보며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미뤘다는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이른바 '레이더 전자파 괴담'을 비판하며 사드 기지가 있는 경북 성주군을 찾아 '참외 시식'을 했다.
김기현 대표와 이철규 사무총장, 임이자 경북도당위원장 등은 26일 오후 성주군청을 찾아 유제철 환경부 차관의 사드기지 환경영향평가 보고를 들었다. 성주농산물공판장에서 성주 참외를 시식하고 "성주 참외가 그동안 (전자파에) 튀겨진 게 맞냐"고 괴담을 공박했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정권에서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는 시늉만 했다"며 "중앙부처의 권한을 쥔 문재인 정권에서 중국 눈치보기를 하면서 지역 군민을 희생시킨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2일 당 최고위원회의 때부터 환경영향평가 고의 지연 의혹을 제기했다.
김 대표는 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사드 전자파 인체에 치명적 영향', 추미애 전 대표의 '사람이 지나다니면 안 될 정도의 강력한 전자파', 2016년 8월 성주를 찾은 민주당 의원들의 '괴담 노래' 논란을 지적하며 "이 괴담은 폭력 수준"이라고 공격했다.
이 사무총장도 사드기지 전자파가 인체보호기준치 530분의1 수준으로 평가된 점을 짚어 "2017년 국방부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결과에서도 이번과 같이 기준치 이하, 거의 영향 없음으로 조사됐다"며 "(그러나) 묻지마 괴담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고 말했다.
유 차관은 100여명이 거주 중인 인근 마을에 '사드 전자파로 암 환자가 12명 발생하고 이 중 7명이 사망했다'는 일부 주장에, 사드 기지 주변 기준치 0.19% 수준 전자파 실측 결과를 들어 인과관계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김 대표의 평가결과 세부 공개 요청에도 화답했다.
김 대표는 전 정권의 국방부가 환경영향평가에 소극적으로 임한 배경을 거론하며 "그 배후와 몸통을 반드시 밝히겠다"고 날을 세웠다. "2008년 미국산 소고기 괴담, 2017년 참외, 올해는 (후쿠시마 원전 방류 공포로) 청정한 우리나라 수산물로 또다시 괴담 폭력"이라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한편 김 대표는 성주농산물공판장도 방문해 성주 참외를 과도로 깎아 먹으며, 즉석으로 참외 400박스를 주문했다. 그는 농민에게 "전국민에게 성주 참외의 우수성을 알리고 성주군이 결코 그것(괴담) 때문에 피해 입어선 안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김기현(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경북 성주군 성주농산물공판장을 찾아 참외를 맛보고 감탄하고 있다.<연합뉴스>
